의료용 대마 합법화 촉구하는 시민단체 등장..."환자 고통 덜어줘야"
29일 창립대회부터 공식 활동 나서..."암투병 환자들에겐 희소식" / 정혜리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위한 시민단체가 등장해 대마 합법화의 길을 열지 주목된다.
대마 합법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는 ‘의료용 대마 합법화 운동본부.’ 이들은 지난 29일 서울혁신파크 미래청에서 창립대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의료용 대마 생존의 문제, 모두를 위한 의료용 대마’라는 슬로건을 걸고,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의료용 대마의 정당성을 알리는 운동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1970년 대마가 마약으로 지정됐고, 1976년 ‘대마관리법’이 생겨 위반시 사형까지 내려지기도 했다. 2000년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대마는 다른 마약과 같이 취급되고 있다.
의료용 대마는 해외에서 처방받더라도 우리나라 마약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폐를 통해 흡수하는 방법, 알약, 오일, 연고, 패치, 스프레이, 드링크 등 다양한 형태로 약을 만들어 쓰고 있다.
해외에서는 각종 암, 파킨슨병, 발작, 치매, 관절염, 비만, 불안 장애, 천식, 심혈관계 질환, 신경질환, 정신질환, 자가면역증, 크론씨병, 당뇨병, 뇌전증, 류마티즘, 에이즈, 우울증 등 다양한 질병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인디애나대학 연구팀이 의료용 대마초를 부작용 없이 만성 통증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신경과학학회에서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 운동본부’ 측은 “당장 의료용 대마가 필요한 환자 모임과 환자 가족 모임은 물론 의학계, 법조계, 문화계, 공익 단체, 인권 단체, 노인 단체 등과 함께 합법화 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국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직장인 박주현(38, 부산시 동래구) “아버지가 암투병하다 돌아가셨는데 마지막에 정말 힘들어하셨다”며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시영(24,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연예인들이 대마초하고 잡혀가고 하니까 의료용 대마까지 손가락질 당하는 것 같다”며 “필요한 방향에 잘 쓰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주부 김상지(50, 부산시 영도구) 씨는 “이것도 허용되면 아픈 척하면서 마약으로 악용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겠냐”며 걱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