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살해 사건 용의자, "내가 죽였다" 자백…범행 동기는?
용의자 심천우 재조사서 진술 번복…"생활고에 돈 뜯으려 납치, 도망가려 해 목 졸라 살해" / 정인혜 기자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심천우(31)가 경찰 조사에서 살해 혐의를 인정했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 4일 심천우가 A 씨를 살해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지난 5일 전했다. 체포 이후 살해 혐의를 계속 부인해 온 심천우는 재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에 따르면, 1차 조사에서 “A 씨를 묶어서 주유소 건물 2층에 혼자 놔두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더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던 심천우는 재조사 과정에서 “A 씨가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려고 반항을 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현재까지도 심천우는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라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심천우가 A 씨의 주검을 담았던 마대자루를 범행 전에 미리 준비했던 점, 이전에도 같은 방법으로 범행을 모의했던 정황이 밝혀진 점을 들어 계획 범죄였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계획된 살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부분은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행 동기에 대해 심천우는 ‘생활고’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4일 브리핑을 통해 심천우에게 카드빚 2600여만 원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심천우는 “빚이 있고 생활비도 없어 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몇 개월 전부터 돈 많은 사람을 납치해 돈을 뺏으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진술했다.
심천우와 또 다른 공범 강정임은 한때 골프장 캐디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이곳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 피해자 A 씨도 창원 시내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납치됐다.
심천우와 강정임은 또 다른 공범인 심천우의 친척 심모(29) 씨와 함께 지난 24일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 A 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를 받아 왔다. 이들은 A 씨를 납치해 살해한 뒤 신용카드로 410만 원을 인출해 도주했다. A 씨는 지난 27일 저녁 경남 진주시 진수대교 밑에서 마대자루에 담긴 채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들은 도주 중 PC방에 들러 게임을 하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등 태연한 행적을 보여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9일 만인 지난 3일 서울 중랑구의 한 모텔에서 검거되면서 이들의 도주 행각은 막을 내렸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형제도 부활을 주장하는 의견도 많다. 장모(53) 씨는 “400만 원 가지고 사람을 죽이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취급하는 이런 사람들 때문이라도 사형제는 꼭 부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2) 씨도 “죄를 짓고도 형벌이 약하니 범죄가 점점 더 흉악해지는 것 같다”며 “사형제도를 부활시키든지, 그게 어려우면 강제 노역 50년 형을 만들든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