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밥하는 아줌마 왜 정규직화? 미친놈들" 발언 파장
노동계와 시민 단체, "당장 사퇴하라"...이 의원, "사적 대화 보도 유감" 해명 / 정혜리 기자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가리켜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며 “미친놈들”이라고 막말을 퍼부어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SBS 취재파일>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미친놈들이야, 완전히.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생산성이 높아지는 직종이 아니야”라며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이 의원은 시민 단체와 노동계로부터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반노동, 반여성적으로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그동안 수구 정치인들이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빗대는 '귀족 강성 노조' 등의 막말은 들어봤어도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향해 이처럼 비하적인 발언을 한 정치인은 여성 정치인 이 의원이 처음”이라고 규탄했다.
민주노총 역시 10일 ‘자격 없는 이언주 의원은 가면을 벗고 다시 자본의 발밑으로 기어들어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국민 주권 시대에 주권자를 농락하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노동의 가치를 노예 노동으로 여기는 이언주가 있어야 할 곳은 민의를 대의하는 국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추혜선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당 이 수석부대표의 폭언으로 상처받았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는 발언은 생산직 노동자의 노동 가치를 싸잡아 하대하는 발언”이라고 논평했다. 또 “이 원내수석이 ‘미친x들’이라 칭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 핵심 요구로 내건 것은 근속 수당 5만 원 신설”이라며 “똑같은 일을 하고도 정규직 임금의 60%밖에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내놓은 임금 차별 해소 방안으로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급식 질이 형편없어지고 있는 문제에 분개하면서 나온 얘기”라고 해명했다. 10일 오후 입장문을 낸 이 의원은 “문제의 <SBS 취재파일> 발언은 몇 주 전 출입 기자와 사적인 대화에서 학교 급식 파업 관련 학부모들의 분노와 격앙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한 것”이라며 “정식 인터뷰가 아닌 사적인 대화를 이렇게 여과 없이 당사자 입장을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SBS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은 최저 임금 1만 원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에 반대 의견을 제기해왔다.
네티즌들은 이언주 의원의 발언을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 회원 so71****는 “이언주 의원의 발언은 평소 국민의당이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네요. 우선 국민이란 말은 당이름에서 빼세요. 가증스러우니까”라고 맹비난했다. yern****는 “이언주는 홍준표 밑으로 가야할듯 ㅋㅋ”이라고 비꼬았다. ais***는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권 무시하는 이언주는 당장 의원직 사퇴하라. 국민을 미친놈, 그냥 밥하는 아줌마라 비하하는 의원은 더 이상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 급식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터에 나온 가장이다”라고 사퇴를 요구했다. 직장인 서인재(33, 부산시 동래구) 씨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최악이라더니 자유한국당 지지자들한테서 인기 끌어오는 작전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이 의원을 응원하는 이들도 있다. dpdl****는 “이언주 팬클럽 만들어야겠다... 저런 당차고 용감한 여성이 나라를 살린다... 포퓰리즘 공무원 81만 명 늘리는 악질 공약 반드시 막아야 한다...밥 푸는 아줌마까지 학교 공무원 시킨다니....미친!!”이라고 분개했다.
ccdg****는 “SBS 기자라는 넘이 양아치 같은 넘이네. 저걸 정식 인터뷰한 거도 더 문제다. 이언주 의원 얘기야 맞는 얘기 아닌가”라고 글을 쓰기도 했다.
mmrd****처럼 “이언주는 밉상이지만 틀린 말 한 건 아니다”라거나 대학생 박지영(24, 부산시 부산진구) 씨처럼 “국회 식당에 계신 분들 이언주 얼굴 보면 어떤 기분이 드실까”라고 말하는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