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제주개의 수상한 분양 "하필이면 복날 전날"...20마리 분양에 200명 몰려
축산진흥원, 시민단체 반발에 "노령견 장애견은 분양 취소" / 정혜리 기자
2017-07-11 취재기자 정혜리
초복 전날인 11일 멸종 위기 제주 토종견 제주개 20마리가 추첨식으로 분양돼 논란이 일었다.
11일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는 200여 명을 대상으로 제주개 20마리를 추첨 분양했다. 제주개는 제주도에서만 살고 있는 멸종 위기 토종개로 온순하면서 행동이 민첩해 야생동물 사냥에도 뛰어나다.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매년 순수 혈통 보존과 증식이라는 의도로 제주개 일부를 일반인에게 분양하고 있다. 기존에 선착순으로 진행된 분양은 올해 추첨제로 바뀌었다. 200여 명이 몰려 27.5대 1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축산진흥원이 제주개 26마리 중 지난 4월 이후 출생한 강아지 20마리는 마리당 5만 원에, 노령견 및 장애견은 3만 원에 분양한다고 발표한 것이 화근이 됐다. 발표 직후 시민단체는 하필이면 초복 전날 개를 분양하고, 장애 유무로 가격을 책정한 축산진흥원의 조치가 동물 복지를 침해하고 식육견 판매를 부추기는 처사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축산진흥원은 노령견과 장애견은 팔지 않고 계속 사육하기로 했다. 분양 대상자에 대해서는 사육 환경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면담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검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네이버 회원 pama****는 “연세 꽤나 잡수신 분들한테 분양됐다면... 그분들은 여차하면 딴 생각하실 분들이라... 제주개의 앞날을 알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bye2****는 “사냥에 능한 제주개를 분양받으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무슨 목적으로?”라고 의문을 품었다. jink****는 “분양받으려고 서있는 사람들 확대해서 보니까 대부분 개공장 사육 업자 냄세 풀풀 풍기는구만.. 불쌍타 제주개들”이라고 꼬집었다.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는 박진주(29,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제주개 역시 몇 달만 지나면 중형견으로 크는데 알고 분양해갔으면 좋겠다”며 “흥미로 개를 데려가서 유기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고 걱정했다. 대형견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주현(33, 부산시 동래구) 씨는 “너무 헐값에 팔아서 문제가 되는 것 같다”며 “토종개라면 값어치를 쳐주고 보존해야지 아무렇게나 팔면 아무나 사가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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