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북 군사회담·적십자회담 연쇄 제의...北 응할까?
문 대통령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 남북 핫라인 재개도 제의...북 군사회담만 응할 가능성 높아 / 정혜리 기자
2018-07-17 취재기자 정혜리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적대 행위 중단 논의를 위한 남북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17일 동시 제안했다. 지난 6일 독일 쾨르버 재단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치다.
먼저 국방부는 이날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7월 2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은 현재 단절돼 있는 서해 지구 군통신선을 복원해 우리 측 제안에 대한 입장을 회신해주기 바란다”며 “북 측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적십자사도 추석을 계기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자며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등 인도적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8월 1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측 제안에 대한 조선적십자회 측의 입장을 판문점 남북 적십자 연락사무소를 통해 회신해주기 바란다”며 “조선적십자회 측 긍정적 호응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번 제안에 응할 경우 남북 당국회담은 2015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이뤄지게 된다. 군사회담만으로 따지면, 2014년 10월 비공개 접촉 이후 33개월 만이다. 지난 해 5월 북한 제7차 당 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군사회담을 제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연설에서 △올해 10월4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평창동계올림픽 북한선수단 참가, △휴전협정 64주년인 7월 27일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 행위 상호 중단, △한반도 평화와 남북 협력을 위한 남북 간 접촉과 대화 재개를 북한에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은 1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도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선언을 이행할 용의가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엔 긍정 평가하는 첫 반응을 내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한이 군사회담을 제한한 적이 있는 만큼 군사회담에는 응할 가능성이 있지만 적십자회담은 거부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탈북 북한 여종업원 12명과 탈북 뒤 다시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 씨 송환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고 과거 남북이 합의한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선언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면 우리의 진정성 있는 제안에 호응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당국회담이 이뤄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네이버 회원 dhdl****는 “대화는 대화대로 하되 도발에 대한 응징은 단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좋은 결과 만들어 내길 바랍니다”라고 글을 썼다. lime****는 “어쨌든 대화가 먼저고 정보가 교류되어야 한다. 주체성을 잃게 되면 좋아하는 건 미국 중국 일본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curt****는 “이 마당에 대화 안하면 뭐 할 것도 없음. 이명박그네 9년 간 쌩까다가 얻은 건 ICBM뿐”이라고 글을 썼다. line****는 “남북 대화 시도도 하지 말라는 댓글들은 뭐지? 한반도에서 전쟁 좋아하고 대화 반대하는 건 일본 극우들이던데... 친일 척결이 안 되어서 일본 극우가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설치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sdle****처럼 “북한은 무조건 남북 군사회담에 나와라!! 나와서 잘되면 엄청난 돈도 몰래 보내줄 수 있을 거다!! 노무현, 김대중 정권 시절에도 큰 돈을 보내줬지 않느냐?”라고 말하거나 kydl****처럼 “문재인 대통령님... 정말 실질적인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이 되어야지 우리만 퍼주고 뒤에서 호박씨 까는 북한놈들의 회담이 안 되었으면 하며 5-6년 후에 청문회 또는 형무소 가는 대통령이 안 되길”이라고 반대 의견을 내는 네티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