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우표 이어 200억 유물전시관 논란...네티즌, “박근혜 돈으로 지어라”
박정희 우상화 우려하는 목소리도…구미시, “영호남 화합 차원” / 정인혜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는 기념 우표가 아닌 200억 원짜리 유물전시관이다.
구미시는 박정희 기념사업으로 새마을운동 테마 공원 조성과 생가 주변 공원시설 조성, 유물전시관 건립 등 총 세 가지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투입되는 예산은 1356억 원에 이른다. 유물전시관 건립을 제외한 두 사업은 올 하반기에 완료될 예정으로, 현재 80% 이상 마무리됐다.
세 가지의 기념 사업 중 논란이 된 것은 ‘유물전시관 건립’ 사업이다. 구미시는 박 전 대통령의 생가 인근 부지 1만 평에 유물전시관을 짓고 5670점의 유물을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유물전시관 건립에 투입되는 예산은 약 200억 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건립 목적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유물전시관까지 건립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 특히 다른 사업과는 달리 착공이 오는 10월로 예정된 만큼, 사업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구미참여연대는 24일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박정희 유물전시관 건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구미참여연대는 이날 “전직 대통령 유물과 자료는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념하고 추모할 장소는 넘친다. 불필요한 유물전시관 사업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시민 서명 운동을 시작으로 저지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해당 사업들이 모두 추진될 시, 구미시의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주장도 폈다. 구미참여연대는 “새마을운동 테마 공원에 유물전시관까지 모두 완공되면 연간 운영비만 75억 원에 달한다”며 “구미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미시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박정희 유물전시관은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며, 구미참여연대가 내놓은 연간 운영비도 잘못 책정됐다는 것.
구미시 관계자는 이날 “박정희 유물전시관은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전남, 경북 국회의원 모임에서 나온 아이디어이며 100주년 기념 사업과도 무관하다”며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과 자료를 전시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간 운영비 75억 원도 비용 예측이 잘못된 것으로 보고 공사 비용을 다시 분석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여론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듯하다. 이날 온라인 각종 커뮤니티는 구미시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글로 봇물을 이뤘다. 한 네티즌은 “도대체 저런 걸 왜 국민 세금으로 지어야한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며 “이게 찬반 거리가 되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우상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네티즌은 “구미시가 하는 행동을 보면 북한의 김정일, 김일성 우상화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보수들이 매일 그렇게 열 올리는 종북 세력과 똑같이 행동하면서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무조건 반대”, “더워 죽겠는데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한다”, “박근혜 돈으로 지어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