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섹터디’ 기승...공부는 뒷전, "외로우니까 당하기 십상"

공무원, 재수 등 각종 시험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 은밀하게 진행 중 / 김지언 기자

2017-07-28     취재기자 김지언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모(25) 씨는 얼마 전 불쾌한 일을 겪었다. 취약한 과목을 공부하는 데 도움을 받고 싶었던 그는 ‘스터디원을 모집한다’며 학원 게시판에 붙어있는 메모를 보고 스터디 모임에 합류했다. 스터디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 씨는 스터디 장으로부터 개인적인 연락을 받기 시작했다. 스터디 장은 정 씨에게 ‘같이 밥 먹자’며 둘만의 만남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내고 은근히 스킨십을 하며 성관계를 요구했다. 정 씨는 “노량진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말로만 들었지 내가 ‘섹터디’에 당할 줄은 몰랐다”며 “좀 더 배우고 싶어서 참가한 스터디에서 이런 일을 겪으니 수치스럽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근 노량진 고시촌에서 스터디 그룹을 빙자한 ‘섹터디(sex study)’가 활개를 치고 있어 고시생들 사이에 이야깃거리가 됐다. 섹터디는 ‘섹스’와 ‘스터디’를 합친 말로 공부를 목적으로 만난 학생들이 공부하다 성관계를 맺어 우선 순위가 공부에서 섹스로 바뀌는 현상을 뜻한다.

SNS에 섹터디를 검색하면 ‘섹터디 모집합니다’, ‘섹터디 모집하는 법’ 등의 글이 숱하게 올라와있다. 심지어 한 포털 사이트에 노량진을 검색하면 상위 연관 검색어에 ‘노량진 섹터디’가 떠있을 정도로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스터디 그룹은 학원 강사들이 직접 스터디원을 짜주거나 학원 게시판에 붙여진 ‘스터디원 모집’ 포스트잇을 보고 또는 인터넷 카페에서 올려진 모집 공고를 통해 모여든 사람들로 구성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학원 강사들에 의해 구성되는 방식을 제외하면 섹터디도 이와 같은 모집 과정을 거친다.

한 커뮤니티에 스터디를 하다 우연히 스터디원과 성관계를 맺게 된 글이 게재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이후로는 아예 처음부터 섹스를 목적으로 하는 스터디가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노량진 고시판에 뛰어든 지 반 년 된 손모(24) 씨는 “처음 노량진에 왔을 때 언니들이 섹터디 얘기를 하길래 장난치는 건 줄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진짜 그런 게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스터디인지 의심돼서 함부로 못 끼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노량진의 한 고시텔에 머물며 재수를 준비하는 김모(20) 씨도 “주변의 형들 대부분이 그런 경험을 한 번쯤은 갖고 있다”며 “공부를 하러 왔으면 거기에 집중해야지 왜들 그러는 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일부는 노량진이라는 장소 자체가 섹터디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량진에서 2년째 공부를 이어가고 있는 허모(28) 씨는 “처음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하자는 일념 하나로 시작했는데 공부 기간이 길어질수록 허탈하고 우울해서 자괴감에 빠져든다”며 “이럴 때 옆에 의지할 사람이 생기면 고시생 처지에 연애할 리는 만무하고 자연스럽게 성관계만 가지는 사이가 돼버린다”고 말했다. 노량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 강사는 “노량진에는 공부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룬다”며 “정말 상대방이 좋아서라기보다는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다보니 외로운 마음에 섹터디를 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한편 고시생들이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스터디와 불순한 목적을 가진 섹터디를 쉽게 구별해내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에 한 네티즌은 “학원에서 직접 만들어주는 스터디 모임이 아닌 개인이 만든 스터디인 경우에 섹터디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실제 기자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스터디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린 사람에게 ‘남자인데 스터디에 들어갈 수 있냐’고 연락을 취하자 그는 모집 정원이 다 차서 더 이상 받지 않는다며 퇴짜를 놓았다. 하지만 기자가 다른 연락 수단을 이용해 본인을 여자라고 소개하며 다시 그에게 접근하자 아직 자리가 비어있으니 언제든지 들어와도 좋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노량진의 한 대형 학원 관계자는 “공부라는 본질을 망각하고 스터디를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만드는 것은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것”이며 “이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니 만큼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원 내부적인 차원에서 잘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갖고 노량진을 찾은 학생들이 샛길로 빠지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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