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바탕한 5.18 영화 '택시운전사' 개봉 앞두고 영화팬 관심 급등

현지 잠입한 독일 기자 '힌츠펜터' 이야기 기반...택시기사 역 맡은 송강호 연기에 눈길 / 정인혜 기자

2018-08-01     취재기자 정인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이 영화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달아오르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이 발발했을 무렵,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 돈을 주겠다는 말에 독일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배우 송강호, 유해진이 주연을 맡았으며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택시운전사>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화제를 몰고 있다. 영화는 실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렸던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힌츠펜터는 독일 태생의 TV 카메라맨 출신이다. 그는 17년간 일본 도쿄 지국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박정희 정권 하의 공안 사건에 대한 기록과 광주민주화운동을 카메라에 담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힌츠펜터의 국내 별명은 ‘푸른 눈의 목격자’다. 어떠한 정치적 견해에도 휘둘리지 않고 제3자의 시각에서 국내 사건을 관찰했다는 의미에서 붙은 별명이다. 그는 일본 언론을 통해 ‘계엄령 하의 광주에서 시민과 계엄군 충돌’이라는 단신 뉴스를 보고 이튿날인 19일 곧바로 서울로 향했다. 다른 외신기자들이 21일이 되어서야 이 사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광주민주화운동을 초반부터 관찰했던 이는 힌츠펜터가 유일하다.
그는 서울에서 광주로 가는 택시를 잡아탔고, 취재원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잠입해 광주로 들어갔다. 힌츠펜터는 당시 광주의 참상을 카메라에 담았고, 이 필름은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전 세계에 전파를 탔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당시 계엄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할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힌츠펜터는 1997년 출간된 <5.18 특파원 리포트>를 통해 “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내 필름에 기록된 모든 것들은 피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힌츠펜터는 지난 2016년 1월 78세의 나이로 독일에서 숨을 거뒀다. 광주에 묻어달라는 고인의 생전 유언에 따라, 그의 유해 일부는 5.18 구(옛) 묘역 입구에 안치됐다. 스포츠한국에 따르면, 당시 그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는 “광주를 사랑했던 남편을 광주 시민들이 잊지 않고 그의 뜻을 이뤄줬다”며 “남편이 굉장히 자랑스러워하고 광주에 고마워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김만섭도 김사복이라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았다. 다만 그가 힌츠펜터에게 가짜 신상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밝혀져 그의 행방은 아무도 모른다. '5월 민주항쟁 30년 사업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그가 생존해있다면 대략 80~90세로 추정된다고. 시사회를 관람한 관람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윤지경(32, 인천시 연수구) 씨는 “5.18 민주화 운동을 재조명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영화를 볼 이유가 확실한 것 아니겠나”라며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니 더욱 기대된다. 개봉이 너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택시운전사>의 사실 고증을 놓고 가슴 졸이는 반응도 있다. 영화 <군함도>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군함도>는 식민 사관 옹호 등 역사 왜곡 논란으로 여론의 혹평 세례에 직면한 바 있다. 한 네티즌은 “아픈 역사를 극화한 영화라 더욱 관심이 간다”며 “제발 <군함도> 같은 왜곡 논란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댓글로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샀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실화라니 기대된다”, “송강호의 안목을 믿는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