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벌써 정치 재개 기지개 켜나... 당 대표 도전설 솔솔
전당대회 앞두고 당내 인사에 출마 자문...."대선 패배· 제보 조작 책임져야" 당내 반발도 / 정인혜 기자
2018-08-03 취재기자 정인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설이 솔솔 새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 취업특혜 의혹에 대한 제보 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국민의당 지도부 무혐의를 담은 수사 결과를 내놓자 안 전 대표가 정치 행보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다수 언론은 안 전 대표가 8월27일로 예정된 국민의당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안 전 대표가 지난 1일 김동철 원내대표와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을 잇달아 만난 이유는 당 대표 출마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함이었다는 것. 이데일리에 따르면, 이날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전 대표가 출마하는 쪽에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를 만날 필요가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도 안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안 전 대표가 출마에 대한 의견을 묻고 싶다고 해서 출마 관련 상황 전개에 대해 조언했다”며 “본인(안 전 대표)은 금명간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가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출마를 하지 않는다면 굳이 이렇게 광폭 행보를 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라며 “사실상 마지막 발표만 남은 셈”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당권 주자들은 불편한 내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당권 출사표를 던진 천정배 의원은 이날 광주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전 대표가 스스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증거 조작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출마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김한길 전 대표 측은 이날 “대선 패배와 증거 조작 사건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당과 선대위 지도부에 있던 사람들이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은 명분이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언론들은 안 대표가 이르면 3일 출마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다. 동아일보는 이날 “안 전 대표가 의견수렴을 마치고 최종 결심을 한 뒤 3일 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최동호(42) 씨는 “제보 조작에 책임진다고 말한 게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소리가 말이나 되냐”며 “지금 나오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지 뻔히 알 텐데, 나오는 것 보면 대통령이 목적이 아니라 안랩 주가가 목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비꼬았다.
안 전 대표 당권 도전을 응원하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당 내 안 전 대표만 한 인물이 없다는 것. 직장인 오태수(53, 경남 양산시) 씨는 “안철수만큼 청렴하고 똑똑한 정치인이 어디 있나. 검찰에서도 (제보 조작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 밝힌 마당에 안철수가 못 나올 이유가 없다”며 “국민의당 재건에는 안철수만 한 인물이 없다. 이번에 당권을 제대로 장악해야 5년 후가 더 확실해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