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우표 완판 행렬에 가슴 아파하는 김문수, 무슨 일?
김문수, "문재인 취임 후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은 취소…국민 생각해라" / 정인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우표가 발매 하루만인 지난 17일 완판 됐다. 중고사이트에는 벌써부터 10만 원을 호가하는 웃돈 매물이 등장하는 등 문 대통령 우표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판매 열풍에 힘입어, 우정사업본부는 문 대통령의 기념 우표첩을 추가로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역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첩이 추가 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가운데, 문 대통령 우표 완판 기록을 가슴 아파하는 정치인이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내가 알고 있는 정치인 중 가장 깨끗한 사람”이라는 주장을 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다.
김 전 경기지사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 우표 완판 기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우표가 웃돈까지 붙어 완판되고 있다”며 “저는 가슴이 아프다”라고 썼다. 문 대통령의 우표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가운데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이 무산된 것이 더욱 마음 아프다는 것.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달 12일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 건을 취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박정희 우상화라며 기념우표 발행 계획에 강력 반발한 바 있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이같이 결정한 이유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없지만, 김 전 지사는 문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 그는 “박정희 기념우표는 이미 발행하기로 작년에 결정돼 있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후 갑자기 번복해 발행이 취소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고 포문을 연 그는 “박정희 대통령 우표 발행 취소 결정을 보고 받지 않았나”라고 재차 추궁했다. 문 대통령을 향한 일침도 빼놓지 않았다.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 취소가 국민과 역사에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보라는 것.
끝으로 김 전 지사는 “문 대통령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잘못 취소된 박정희 기념우표를 계획대로 발행해달라”며 “역사와 국민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글을 마쳤다.
김 지사와 뜻을 같이하는 그의 지지자들은 댓글을 통해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150여 개의 댓글 중에는 문 대통령을 힐난하는 의견이 절반을 넘어선다.
한 김 지사 지지자는 “기념우표 발행은 업적을 세우고 죽은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인데, 살아서 업적이라고는 나라를 위험하게 한 것밖에 없는 사람이 왜 우표를 내는지 모르겠다”며 “어떤 놈이 되게 아첨하느라 한 모양인데 완판까지 됐다니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해당 댓글은 많은 지지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밖에도 김 전 지사의 지지자들은 “대통령 최고 영웅 우표를 만드는 데 방해나 하고 본인은 뭘 했다고 우표를 찍나”, “피도 눈물도 없는 문재인”, “문재인 씨를 탄핵하자”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기념우표는 대통령 사후에만 발행했다는 김 전 지사 지지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를 발행하기 때문. 따라서 '죽은 사람을 기리기 위해 기념우표를 발행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김 전 지사의 주장은 지지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일반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실패한 모양새다. 관련 소식을 다룬 글에는 김 전 지사를 비판하는 댓글이 1000개를 넘어선다. 김 전 지사의 대학교 시절을 언급하며 비판하는 의견도 다수다.
한 네티즌은 “학창 시절 운동권으로 유신 타파, 독재 타파를 외쳤던 당신이 지금 그런 소리를 하는 게 어떻게 들릴지 생각해봤나”라며 “그저 권력에 취해 한 자리 하고 싶어 하는 썩은 소리처럼 들린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김문수는 학생 운동하던 시절 좌파였다고 주장하지만, 김문수는 그저 어릴 때부터 권력욕이 많았던 사람일 뿐”이라며 “과거에 정의로웠다가 권력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 중 대표적인 인물이 김문수”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역사와 국민과 세계가 널 욕하고 있다”, “할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학생 운동할 때 뭐라고 외쳤었는지 한 번만 생각해봐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