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살충제 계란 매일 2개 이상 평생 먹어도 괜찮다"...국민들은 "글쎄 믿어도 될지"
소비자들, “문제의 농장 적발시 집단 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 추진"
‘살충제 계란’의 독성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서 계란을 많이 먹는 극단 섭취자가 살충제가 최대로 검출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가정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살충제별 독성을 감안해 위해 평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부적합 판정을 받은 52개 농장에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 비펜트린, 프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으로 총 5가지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피프로닐은 평생 동안 매일 2.6개, 비펜트린은 매일 190개, 피리다벤은 매일 555개, 에톡사졸은 매일 4000개, 플루페녹수론은 매일 1321개 먹어도 건강에 해를 미칠 가능성이 없다고 한다. 또 기존 발견된 살충제 5종은 음식을 통해 섭취돼도 한 달 정도 지나면 대부분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8일 “피프로닐, 비펜트린에 대하여 급성 독성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의 경우 국내·외에서 급성 독성이 낮아 급성 독성 참고치 설정이 필요없는 살충제다.
하지만 이날 식약처의 발표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직장인 박모 씨는 “아무리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불안한 건 매 한 가지”라며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산 농산물 인체에 무해하다고 홍보한다. 그런데 그걸 누가 믿냐”고 비판했다.
주부 김모 씨도 “식약처의 발표대로 건강에 큰 지장이 없으면 애초에 살충제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라며 “‘기준치는 넘었지만 계란은 인체에 무해하다. 하지만 문제의 계란은 회수해 처분한다?’ 정부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 네티즌은 “옥시도 처음엔 인체에 무해한 양이라고 말했다”며 “여론이 악화되면 항상 ‘인체에 무해하다’는 식의 발표를 하더라”고 꼬집었다.
한편, 식약처는 ‘살충제 계란’ 피해자 발생을 우려해 실질적 배상을 위해 집단 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 추진한다. 오는 9월 '식품안전기본법' 개정안을 입법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을 판매한 농장 및 업체를 강하게 처벌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문제의 농장을 고발 조치하고 판매 업체에 대해서도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라 처분하기로 했다. 피프로닐,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이 검출된 곳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과 1차 영업소를 폐쇄한다. 비펜트린의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1차는 경고, 2차는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내릴 방침이라고 식약처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