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타이완의 미주리 학파; 대만 언론계와 언론 학계을 주름잡는 제자들을 만나다

[제2부 보람 찾는 언론학 교수] / 장원호 박사

2017-08-24     미주리대 명예교수 장원호 박사
1996년 여름, 대만의 미주리 대학 졸업생인 정치대학 총장 초청으로 대만을 4박 5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대만에는 서울 다음으로 미주리대학을 다녀간 언론인과 학자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1934년 미주리 저널리즘 졸업생인 故 마성야(馬星野) 선생이 학위 취득 후 중국으로 돌아 가서 장개석 총통의 공보비서를 했습니다. 그후 그는 중국에서 정치대학교를 창설하고 언론학과를 만들었습니다. 1949년, 장개석 총통이 모택동에게 쫓겨 대만으로 건너 올 때 같이 대만으로 와서 중앙통신사 사장,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대만 언론의 대부가 됐습니다. 이 분의 제자들이 미주리를 많이 다녀 가서 지금도 대만의 미주리 학파는 그 세력이 대단합니다.
중국에서 설립된 정치대학은 대만으로 옮겨와서 계속 문을 열었습니다. 이 정치대학 언론학과장으로 있는 나문휘(羅文輝) 박사와 탐강대학의 언론학과장인 장순화(張洵華) 박사가 나의 제자로서 대만 언론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방송계에는 방송국 보도본부장을 하는 탕건명(湯健明)과 스포츠국장을 하는 이준찬(李俊瓚)이 역시 나의 제자로서 대만 언론계의 중견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장중국 대통령의 공보비서를 하다가 CTS(China Television Service) 사장을 하는 제자 등 대만의 정치 사회 분야에 40여 명의 제자들이 있습니다. 1996년 5월 25일, 나는 콜럼비아를 떠나 26일 서울에 도착, 2박 3일을 지내면서 간단한 볼 일을 본 후에 대만으로 가서 4박 5일을 머물렀습니다. 여행은 무척 힘들었지만, 야심찬 프로젝트들을 가지고 간 여행이었습니다. 미주리 대학 본부의 연구 발전 부총장(Vice Chancellor for Development)인 헤롤드 제프코우트(Harold Jeffcoat) 박사가 나의 여비를 부담하겠으니 대학일을 보도록 같이 가자고 요청했습니다. 부총장은 나이가 나보다 열 살이나 아래지만. 많은 동창이나 기업인들을 상대한 오랜 대학 행정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여행 중 일행을 즐겁게 하려고 신경을 쓰는 섬세한 성격을 가졌습니다. 주립 대학교 직원인 우리 둘의 비행기 표는 이코노미 클래스밖에 끊을 수 없도록 규정에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규정대로 이코노미 표를 샀지만, 서울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우리는 시카고 발 서울 착 여행을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해서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도착한 26일 저녁은 미주리대 정치과 출신인 한양대의 김경민 교수의 주선으로 미주리 동문회의 김영희 회장(중앙일보 대기자)과 삼원가든에서 갈비로 저녁을 먹으며 10월에 개최하는 트루먼 컨퍼런스(Truman Conference: 미주리대학과 한국 미주리 동문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연례 학술 세미나)에 대하여 상의했으나 별 다른 세부 일정을 논의하지는 못했습니다. 27일에는 점심에 한종우 성곡언론재단 이사장 내외와 힐튼호텔의 포시즌에서 점심을 했고, 4시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박정엽 이사와 만나 미주리 대학에 조상하기로 한 기금의 마지막 25만 달러를 10월에 총장이 올 때 지급하기로 하자고 합의를 보았습니다. 이로서 이번 한국 방문 목적의 제일 큰 목표를 달성한 것입니다. 
5시에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을 만나 9월 22일 조선일보가 미주리 저널리즘 대학이 수여하는 언론상을 받을 수상식에 관한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조선일보 안병훈 전무 방에 들려 상남언론재단에서 올해 미주리로 보낼 두 명의 기자, MBC의 전영배와 경향신문의 조성환 기자 서류를 받았습니다. 안 전무와는 대만을 다녀와서 다시 상남 재단 이사들과 만나서 미주리 저널리즘에서 수행되는 한국 언론인 연수 전반에 대해 깊은 상의하기로 했습니다. 저녁에는 마침 스케줄이 비어서 ‘송죽헌(松竹軒)’이라는 비원 앞에 있는 한정식 집에서 한국 외대의 김흥규 교수, YTN의 양재흥 이사 등 5명이 전라도 고유 한정식을 들었습니다. 

이곳은 광주의 유명한 ‘송죽헌’ 집 며느리가 하는 서울 분점이라는데, 젓갈, 홍어 찜 등은 고유한 전라도 맛을 볼 수 있는 곳이어서 2년 전 미주리 언론대학 밀스 학장이 왔을 때 같이 아서 한국 최고의 한정식을 맛봤던 곳입니다. 나는 호텔에서 자지 않고 방이동 아파트로 가서 한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둘째 아들 유진이 내외와  반갑게 만나 밤늦게까지 얘기의 꽃을 피웠습니다. (13)-2 타이완의 미주리 학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