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지하철 승차 "평일엔 안돼요"

승객들에 불편끼쳐 원칙적 불법.. 주말만 예외적 허용

2013-08-14     취재기자 신민근
   
▲ 평일 지하철 내부에 자전거가 세워저 있는 모습. ( 사진 : 취재기자 신민근)
최근 자전거 타기 열풍이 일어나면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자전거 이용자들이 불법인줄도 모르고 자전거를 들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어 일반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부산시 북구 금곡동에 거주하는 신미화(27) 씨는 평소 부산 지하철 3호선을 자주 이용한다. 그녀는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과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에는 지하철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움직이기조차 힘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인파 속에서 굳이 자전거를 휴대하고 탑승하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라고 불만을 호소하였다. 실제로 지하철 안에서는 자전거를 들고 승차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발견된다. 심지어 자전거동호회로 보이는 사람들이 단체로 여러 대의 자전거와 함께 탑승하기도 한다.

평소 부산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해 출퇴근 하는 김순림(49) 씨는 자전거 동호회로 보이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들고 지하철을 승차해 일부 승객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 자전거를 휴대하고 승차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사람들이 장애인들의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더 문제가 된다고 김 씨는 말했다.

그러나 지하철에 자전거를 들고 탑승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이다. 부산교통공사 담당자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므로 지하철에 자전거를 휴대하고 탑승하는 것은 자동차를 휴대하고 지하철을 타는 것과 같아서 불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자전거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부산교통공사는 주말과 공휴일에 한에서만 자전거 휴대 승차를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주중에 자전거를 들고 지하철에 탑승하는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처벌 규정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역무원들이 자전거 휴대 승차를 막을 수 있으며, 다른 승객들이 자전거를 지하철 안으로 끌고 온 승객을 신고하면 중간역에 하차시킬 수 있다고 했다.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는 안효상(25) 씨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그는 “평소 자전거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했다가 돌아올 때는 힘이 들어서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제지하는 역무원들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위 사실을 홍보하는 게시물도 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인 최영준(50) 씨는 요즘처럼 자전거를 레저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 난다면 차라리 지하철에서 자전거를 휴대하고 탈 수 있는 공간이나 시간을 지금보다 더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자전거 휴대 탑승을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금보다 더 확대하기는 예산상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자전거 휴대 탑승이 주말만 가능하다는 방침을 현재는 역 게이트 안내문 설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으나 향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