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10월 9일 열흘 황금연휴 확정, 공무원 웃고 중소기업 근로자 울고

중소기업 근로자 "상대적 박탈감…법적 강제성 있었으면" / 정인혜 기자

2017-09-06     취재기자 정인혜
오는 10월 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이로써 주말과 추석 연휴, 한글날을 포함해 최장 열흘의 황금연휴가 생겼다. 정부는 5일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지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례없는 10일간의 긴 연휴가 생기게 됐는데, 국민에게 모처럼 휴식과 위안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이번 추석 연휴가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우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환영하는 반응이 역력하다. 현행법상 국내 모든 공휴일은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따르는데, 공무원, 공공기관, 학교 등이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이다. 초등학교 교사 신모(26, 부산시 남구) 씨는 “모처럼 긴 공휴일에 여행 계획이나 세워볼까 한다”며 “발표 이후 주변 동료 교사들도 모두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들뜬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대기업 사무직 직원들도 반기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대기업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롯데, 신세계, 두산, 포스코 등에서 근무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은 이번 연휴 기간 모두 쉰다.  현대자동차 사무직 사원 김모(28) 씨는 “뜻밖의 장기 휴가가 생긴 셈인데 싫어할 사람이 있겠냐”며 “시댁에 있는 날이 늘어날 거라고 걱정하던 몇몇 여자 선배 외에는 다들 환호하는 분위기였다”고 사내 분위기에 대해 귀띔했다.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그림의 떡’이라는 냉소 섞인 의견이 터져 나온다. 직원 규모 20명인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한모(29, 서울시 노원구) 씨는 “대통령이 쉬라고 한들 사장이 나오라는데 별수 있냐”며 “단체 카톡방에서 휴일 생겼다고 좋아하는 대기업 친구를 보니 박탈감마저 생기더라. 이래서 사람이 배워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휴일을 보장할 법적 강제성이 있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직장인 진재현(32, 서울시 중랑구) 씨는 “임시공휴일이 생긴들 중소기업 근로자 100명 중 95명은 출근할 텐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며 “공휴일에 안 쉬면 벌금을 매긴다든지, 임시 휴일에는 강제적으로 회사에 출근을 못 하게 하는 법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