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계 77만 원에 팝니다"...범인 찾았더니 청와대 출입기자?
경찰은 시계 관련 사이버 범죄 발생 여부 조사 중 "인터넷 모니터링 하고 있다" / 정인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 관련 상품, 이른바 ‘문템’ 열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한 가운데, ‘문재인 시계’를 77만 원에 내놓은 판매자가 있어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시계는 문 대통령 취임 기념으로 제작됐으며, 판매용이 아닌 청와대 방문 인사에게 기념품으로 제공되는 시계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문재인 시계는 지난달 수백 점만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희소성 탓에 문재인 시계는 ‘희귀 아이템’으로 불리기도 한다. 문 대통령 본인도 시계를 받지 못했을 정도.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에는 “시계 갖고 싶습니다”라는 청와대 직원에게 “나도 아직 못 받았다”고 대답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있다.
이에 웃돈을 얹어서라도 문재인 시계를 사겠다는 지지자들이 줄을 이었다. SNS 트위터에는 “문재인 시계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문재인 시계 비싸게 파실 분” 등의 트윗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올라온다. 문재인 시계 공식 판매를 요청하는 글도 다수다.
이 같은 수요를 파악한 듯 지난 4일 국내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는 문재인 시계를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판매자는 “남편이 받아왔다”며 “얼마에 올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분이 60만 원에 팔았다고 하니 저는 77만 원에 내놓겠다. 행운의 7이 두 개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글은 삭제됐지만, 해당 글을 캡처한 사진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이는 곧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가격을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했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문재인 시계의 원가는 약 4만 원대. 판매자는 약 20배의 차익을 노렸던 셈이다.
웃돈 논란과는 별개로 해당 판매자가 누구였나를 밝히려는 움직임도 있다. 당초 판매 글에 달린 한 네티즌의 댓글이 이 같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해당 판매자가 중고 거래 사기꾼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그의 신상을 일부 공개했다. 그는 “이 분은 믿어도 된다. 남편이 기자라서 받아온 모양”이라며 “(판매자는) 모 경제신문 청와대 출입 기자 A 차장의 아내”라고 말했다. 해당 주장의 진위 여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네이버 검색창에 ‘문재인 시계’를 검색창에 처넣으면 ‘문재인 시계 기자’라는 연관 검색어가 잇따라 떠오른다. 검색을 클릭하면 한 기자의 이름 석 자가 가장 위에 나오기도 한다.
한 네티즌은 “기념품으로 청와대에서 받아본 비매품 시계를 77만 원에 판다니 대단하다”며 “신상도 다 털렸는데 이제 부끄러워서 청와대 출입 어떻게 하나”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창조 경제 멋지다”, “아무리 인기라지만 20배를 뻥튀기하다니”, “경찰 수사해야하는 것 아닌가” 등의 댓글을 남겼다.
개인의 자유라는 이유에서 판매자를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본인이 받은 시계를 본인이 되팔겠다는데 이게 도대체 왜 논란거리인지 모르겠다”며 “문재인이 준 시계면 가보마냥 받들어 모셔야 하는 줄 아나”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시계를 둘러싼 논란이 일자, 경찰에서는 시계와 관련한 사이버 범죄 발생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경찰청 관계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요청으로 시계와 관련한 사이버 범죄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시계를 위조해 유통하는 행위가 없는지, 실제 해당 시계가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속여 판매 글을 올리는 경우는 없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