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20대 절반 이상이 통일의 필요성에 부정적이라는 설문 결과 때문이다.
통일연구원은 지난달 말 '통일 이후 통합 방안: 민족주의와 편익을 넘어선 통일 담론의 모색'이라는 제목의 연구 총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남북이 한민족이라고 해서 반드시 하나의 국가를 이룰 필요는 없다’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41.1%, 반대는 23.6%을 기록했다.
이에 동의한 세대별 비율은 20대가 49.7%, 30대 43.8%, 40대 43.8%, 50대 37.2%, 60대 이상 34%로 나타났다. 젊은층일수록 통일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셈이다. ‘남북이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는 항목에서도 이에 동의한 20대의 비율은 13.7%에 불과했다. 같은 항목에서 50대는 32.2%, 60대 이상은 30.3%가 이에 동의했다. 고령층에 비해 젊은층이 확연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대가 통일에 부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온라인에서는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를 주된 문제로 꼽는다. 북한이 남한의 경제력에 절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상황에서 통일을 하면 남한 젊은이들이 이를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본인을 20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통일이 되려면 적어도 경제 수준이 비슷해야 한다. 갑자기 통일되면 완전 거지 국가 되는 것”이라며 “남북은 이제 그냥 언어만 비슷한 완전 다른 국가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서로 경제 수준이 비슷한 상태에서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통일을 원할 리도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 같다”며 “우리는 지금 잘 살고 있는데 굳이 억지로 통일해서 혼란이 생기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감성적 민족주의 정서에 대한 호소가 젊은이들에게 설득력을 잃은 것이라고 평했다. 연구를 진행한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세계일보에 “그동안 왜 통일이 필요한지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이 없었다"며 "‘한민족이니까 통일해야 한다’는 감성적 민족주의 정서에 대한 호소가 전부였는데, 남한은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라는 개념 자체가 상당히 낡았음을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런 상황에서 남북 단일팀이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필요하니 개인의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젊은 세대에게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