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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축구 '풋살'에 빠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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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축구 '풋살'에 빠져보니...
  • 취재기자 하봉우
  • 승인 2014.09.25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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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 기자의 전국풋살대회 참가기..."승부 너머 열정에 땀흘렸다"

▲ 전국풋살대회에 참가한 위너스FC(사진: 취재기자 하봉우).

기자는 지난해부터 부산 지역 아마츄어 풋살팀인 위너스FC 회원이 되어 주말마다 땀을 흘리며 취미 활동을 했다. 그런데 위너스FC가 부산 대표로 뽑혀 지난 20~21일 이틀간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전국풋살대회에 참가하는 행운을 안게 됐다. 위너스 FC는 지난해 3월 창단해 매주 토요일 저녁을 운동 시간으로 정해놓고 지금까지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시 일반 남성부 대표 중 한 팀으로 선발돼 전국풋살대회에 나가게 된 것이다. 각 광역시 및 도별로 예선 대회를 거쳐 그 중 상위 3~4팀만 참가할 수 있는 이 대회는 아마추어 최강팀을 가리는 진정한 전국풋살대회다.

부산에서 양구까지, 위너스FC는 우리나라의 끝에서 끝까지 이동해야 했다. 기자 팀은 부산풋살연합회에서 마련해준 버스를 타고 19일 금요일 밤늦게 양구로 출발했다. 밤새 양구로 향하는 약 6시간 동안 버스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시합하는 힘든 일정이었다. 하지만 위너스FC 팀원들 모두 의욕이 넘쳐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함께 대표로 뽑힌 돌핀스FC, 사하FS 팀원들도 동승했다. 설렜??마음도 잠시, 버스에서 밤잠을 자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하려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불편해 버스에 탑승한 모두가 자는 둥 마는 둥했다. 그렇게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버스가 양구에 도착했다.

20일 오전. 기자 일행은 아침 식사 후 경기장으로 향했다. 전국 각지에서 온 팀들이 선수 검인을 받고 경기장에 짐을 푼 뒤 대회를 준비했다. 긴장한 탓인지 무척 상기된 얼굴로 몸을 푸는 팀도 있었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몸을 푸는 팀도 있었다. 홈경기를 치르는 것과 다름없는 강원도 팀들은 응원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풋살 경기장 벽면에 붙여놓고 기선 제압(?)에 나서기도 했다.

20일 토요일 조별 예선은 32개 팀이 4개 팀씩 8개 조로 나뉘어, 각 팀마다 예선 세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조의 예선 1, 2위만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경기시간은 전후반 없이 15분이었다.

밤사이의 피곤함이 독기로 승화(?)된 것일까. 위너스FC는 첫 상대인 경남 대표 티그리스를 5대0으로 쉽게 제압했다. 전국대회에서 입상을 수차례 했을 정도로 유명한 충북 대표 FC기적과의 예선 2차전도 3대1로 승리했다. 2경기 2승으로 우리 팀은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미리 확정지었다. 3차전은 서울 대표 성북풋살과의 경기였다. 그 팀도 이미 2승을 거둔 뒤라, 이 경기는 조 1위 결정전이 됐다. 이미 두 팀 다 16강 진출을 확정했기에 무리하지 않았다. 결국 0대0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2승 1무로 두 팀의 상황이 같아지자, 제비뽑기로 조 1위를 결정했다. 조 1위는 중요했다. 1차 예선을 통과한 16개 팀은  다음날 또다시 4개 팀씩 4개조로 다시 나뉘어 각각 2차 예선 세 경기를 치른다. 여기서는 조 1위만 4강에 진출하게 되는데, 1차 예선 조 1위는 다른 조 2위 두 팀, 1위 한 팀과 한 조가 돼 유리하다. 반면 1차 예선 조 2위는 다른 조 1위 두 팀, 2위 한 팀과 한 조가 돼 상대적으로 강한 상대를 만난다. 제비뽑기를 한 결과 운 좋게도 위너스FC가 조 1위가 됐다. 팀원들은 모두 환호성을 내질렀고 다음날 경기 준비를 위해 일찍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신체 접촉이 많은 경기다보니 경기 중 상대팀과의 마찰도 간혹 생긴다. 위너스FC가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 동안, 바로 옆 경기장에서는 난투극이 일어났다. 강원도 대표 YFC의 한 선수가 상대방의 격렬한 플레이에 이성을 잃고 주먹을 휘두른 것이 화근이 됐다. 심판진과 양팀 선수들 모두 달려가 난투극을 벌이는 선수들을 뜯어 말렸다. 다행히도 마무리가 잘되면서 해당 선수들은 옐로카드만 받고 상황이 종료됐지만 서로 심한 부상을 당할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저녁 식사 후 위너스FC 팀원들은 양구의 중심지인 양구읍내로 산책을 나갔다. ‘양구는 군인이 먹여 살린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로 다가왔다. 읍내에 자리 잡은 술집, 식당에는 죄다 짧은 머리의 군인들뿐이었다. 딱히 재미있는 환경(?)은 아니었기에, 우리 팀은 잠시 바람만 쐬고 재빨리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의 승리만을 생각하며 모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추운 날씨에 몸 푸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선수들(사진: 취재기자 하봉우).

21일 대회 2일차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9월 중순 강원도의 아침 기온은 부산의 아침 기온과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초겨울 날씨인 것처럼 서늘한 추위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엄습했다. 저마다 챙겨온 옷들을 한 겹 두 겹 겹쳐 입고 연신 “춥다!”를 연발하며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경기 전 스트레칭을 하며 몸에 열을 올릴 때도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강원도 추위가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 듯 보였다. 위너스FC는 전북 대표 MOVEMENT, 경북 대표 GM Univ, 울산 대표 FC광과 연달아 16강 세 경기를 치렀는데,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에서의 수차례 결정적 실수로 0대1, 1대2, 1대3으로 세 경기 모두 패하고 말았다. 엇비슷한 실력의 상대였기에 팀원들 모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좋았던 점도 많았다. 함께 강원도에 간 부산 팀들과 얼굴을 익히며 친분을 쌓을 수 있었던 점, 조별 예선에서 라이벌로 만났던 생전 처음 본 팀이 16강전에서 열심히 응원해주는 등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던 점 등이 그랬다. 성북풋살의 한 팀원은 위너스FC에게 “진짜 부산에서 오셨어요? 먼 데서 오셔서 경기하느라 정말 수고하셨어요”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 위너스FC 단체사진(사진: 취재기자 하봉우).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 팀의 단합이었다. 위너스FC의 주장 김재열(27, 직장인) 씨는 “팀 실력이 많이 늘어서 큰 기대를 갖고 먼 강원도까지 왔는데 입상하지 못해 조금 아쉽다”며 “하지만 팀원들과 2박3일 동안 동고동락하며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쌓았고, 이번 경험을 통해 보다 똘똘 뭉친 팀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아쉬움보다는 행복감이 더욱 크다”며 만족해했다.

아마츄어 풋살팀들은 이렇게 전국대회를 치루며 그 저변을 넓히고 있다.  

 

◼ 풋살이란?

풋살은 축구를 뜻하는 스페인어 'Futbol'과 실내를 뜻하는 프랑스어 'Salon'이 합쳐진 말이다. 원래는 실내 마룻바닥에서 하는 종목이지만 우리나라는 실외 인조잔디에서 주로 한다. 골키퍼를 포함한 5명이 한 팀을 이루고 가로 20m, 세로 40m의 작은 경기장에서 가로 3m, 세로 2m의 골문에 공을 차 넣는 경기다.

풋살은 핸드볼과 농구, 축구 등 3종목이 접목돼 있다. 축구의 기본 틀 속에 핸드볼처럼 심판 허락 없이 선수 교체가 가능하다. 농구처럼 팀 파울이 있어 페널티 킥을 허용하기도 한다. 축구공 5호볼보다 작은 4호볼(400~440g)을 사용하는 풋살은 개인별 볼터치가 많아 재미있고 경기진행이 빠르다. 1분 내 2~3개의 슈팅이 나오기도 한다. 축구와 가장 큰 차이점은 몸싸움과 태클이 금지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상위험이 적다. 오프사이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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