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랜센던스>를 보고
<터미네이터>, <매트릭스> 등 많은 영화가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에 대해 다뤄왔다. <트랜센던스>도 마찬가지인데, 죽은 인간의 몸에 인공지능을 탑재했을 때 벌어질 법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지 모른다’는 인간의 공포를 다루고 있다.
기술이 끊임없이 진보한 끝에, 오늘날엔 인공지능을 마냥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스마트폰의 음성 인식 프로그램이 그 예다. 이 프로그램은 ‘배고파’라는 말에 맛집 지도를 보여주거나, ‘뭐해’라는 말에 ‘당신과 얘기하고 있어요’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애플은 음성을 인식하는 개인 비서 ‘시리’ 등을 개발했으며, 아마존은 대항마로 ‘아마존 에코’를 개발하기도 했다.
<트랜센던스>의 주인공인 윌이 처음부터 인공지능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본래 사람이었고 감정을 가진 인간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반발하는 단체들에 의해 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윌이 반복해서 말하는 문구가 있다.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한다.”
반과학주의 단체들은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순간 다가올 재앙에 대해 우려했을 것이다. 인간으로서 생을 마감한 윌은 아내 에블린의 연구로 인해 인공지능으로서 다시 눈을 뜨게 된다. 에블린은 깨어난 남편에게 필사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에블린의 연구를 도와주던 맥스는 막상 윌이 깨어나자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윌의 환생을 위해 발 벗고 노력하던 그가 윌이 깨어난 후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윌이 말하던 위의 문구와 일치하는 행동이다. 결국 윌과 에블린은 사람들로부터 자신들만의 장소로 도피한다. 그곳에서 나노 기술 연구에 성공한다. 이 나노 기술을 통해 치료받은 사람들은 기적에 가까운 경험을 하게 된다. 장님이 볼 수 있게 됐고, 사고를 당해 회생불능처럼 보였던 사람이 완치된다. 그것도 모자라 회복된 사람들은 인간을 뛰어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수백 킬로그램에 이르는 쇳덩이를 맨몸으로 들어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인공지능을 저지하는 단체들은 윌을 인류의 위협적인 존재로 보고 바이러스를 이용해 소멸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
저명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인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간은 기계와 달리 진화속도가 느리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의 주장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성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호킹 박사의 주장이 그리 터무니없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많은 것들에 의해 지배당하며 살아왔고 지금도 지배당하며 살고 있다. 지금 인간에게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 폰’일 것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우리 옆에는 늘 스마트폰이 있다.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시기는 2009년이다. 단 2, 3년 만에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기계에 쉽고 빠르게 지배당한다. 우리는 기술을 진보시키는 한편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인간은 늘 상상 이상의 것들을 발전시켜 왔기 때문이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닌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다. 그 때에 지배당하는 것이 인간일지 기계일지 지금은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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