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여자가 아름답다
새벽 6시 기상. 그 다음 6시부터 9시까지는 체력훈련. 그 후 잠깐의 개인시간을 가진 후, 정오까지 체육관에 도착. 줄넘기, 쉐도우 복싱, 복근강화훈련, 웨이트트레이닝, 스파링, 개인훈련... 밤 11시가 되어서야 귀가.
이것은 새내기 여자권투선수 장지애(20) 씨의 하루 일과다. 161cm에 55kg의 작고 다부진 체격의 그녀는 프로데뷔전을 앞두고 있는 아마추어 권투선수이다.
지난 2003년 이인영(34) 선수가 한국 최초로 여자 수퍼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올랐고 뒤를 이어 플라이급 최신희(22) 선수, 주니어플라이급 김주희(19) 선수가 각각 자신의 체급에서 세계챔피언에 오르는 등 한국의 여자권투가 기세를 올리고 있다.
장지애 씨는 지난 해 12월 고교 졸업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거북태극권투체육관에 들렀다가 권투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 후, 관장의 눈에 띄어 본격적인 권투선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4개월 동안 해오고 있다. "권투라는 운동은 남녀를 떠나서 정말 매력적인 운동인 것 같아요. 이제 권투는 제 인생에서 희망을 다시 꿈꾸게 해주는 저의 버팀목 같은 겁니다"고 그녀는 말했다.
여자권투선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녀 또한 그러한 시선에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여성스럽지 못하게 무슨 권투냐, 여자가 치고 박고 쌈질이나 하고 다니냐 등의 말도 많이 들었어요. 내색은 안 했지만 속으로는 많이 서글프죠"라며 그녀는 말했다.
그녀가 권투선수의 길을 걷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가족들의 반대가 첫 고비였다. "부모님들과 친구들의 반대도 무척 컸어요. 그 때는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것보다 집에 와서 부모님을 설득하는게 더 힘들었죠." 하지만 이제는 부모님이 가장 힘이 되는 팬이라고 한다.
"닮고 싶은 선수요? 저는 그다지 닮고 싶은 선수가 없어요. 누군가가 저 닮고 싶어할 수 있는 최고가 되고 싶으니까요. 굳이 말한다면 마이크 타이슨 선수처럼 강한 펀치력과 스피드를 가진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녀는 앳된 얼굴을 가졌지만 권투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선수 못지 않다. 스파링을 하다 갈비뼈에 금이 간 적도 있고, 힘든 훈련 중에 쓰러지기도 했지만 복싱을 계속하고 있다. "제가 처음으로 정말 좋아서 하는 건데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죠. 저에겐 권투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날은 없어요. 매일 매일 가장 힘든 날이니까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장지애 씨는 오는 5월 29일 프로데뷔전을 가진다. "지금 상태로는 많이 부족하겠지만 누가 뭐래도 제 꿈은 세계챔피언입니다. 여자 권투라는 스포츠가 얼마나 재미있고 멋진 것인지 알려주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한국권투위원회에 등록된 프로여자권투선수는 2004년 20명에 비해 크게 늘어 총 7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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