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0일 성년의 날 김은혜(가명, 20) 씨는 어른이 됐다. 동년배 친구들과 함께 스무 살 문턱을 넘은 것이다. 남자친구로부터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꽃다발도 받았다. 하지만 김 씨는 “성인으로 인정받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과연 내가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인생을 설계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두려움으로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성년의 날은 매년 5월 셋째 월요일이다. 성년이 된 것을 기념하며 앞으로 대한민국 성인으로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올바른 인재가 될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 생긴 기념일이다. 만 19세, 우리나라 나이로 20세가 되는 사람이 대상이다.
성년의 날에는 가족, 친구 혹은 연인이 선물을 주면서 축하하는 마음을 전하는 게 풍속이다. 남녀 구분 없이 가장 많이 받는 선물은 꽃다발과 향수다. 선물을 받는 입장에서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 가장 많이 받는 선물로 꼽힌다.
임주예(가명, 23) 씨는 3년 전 스무 살이 되던 해 성년의 날에 부모님에게 향수를 받았다. 임 씨는 “성인이 되고 이를 기념하는 선물을 부모한테 받아서 기분이 묘했다”고 말했다. 백지윤(가명, 23) 씨는 스무 살이 되고 성년의 날에 꽃을 받았다. 백 씨는 “마냥 기쁘기보다는 성인이 됐다는 게 조금 두려웠다”고 말했다.
조선 시대에도 성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성년식이 있었다. ‘관례(冠禮)’라 불렀다. 자료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미성년자를 성인으로서 인정하던 관습에서 유래됐으며, 주로 20세가 되는 남자에게 거행됐다. 여자의 경우는 15세에 거행됐다. 미혼이라도 관례를 치르고 나면 성인으로서 대우받았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성년식의 개념이 사라지게 되고, 마을에서 다 함께 잔치를 열어 성년식을 대신했다. 21세기가 되고 오늘날의 성년의 날 모습을 갖추게 된다.
미국, 독일, 일본, 이스라엘에서도 우리나라 성년의 날과 같이 성년을 기념하는 기념일이 존재한다. 성년의 날이 다가오면서 갓 스무 살이 된 많은 청년이 성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