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3일간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서 부산콘텐츠유니버시아드(BCU)가 열렸다.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부산콘텐츠유니버시아드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축제의 장이자 대학생들이 미래의 콘텐츠 창작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부산디지털콘텐츠유니버시아드(BUDi)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개최해왔지만 올해 부산콘텐츠유니버시아드(BCU)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기존의 영상 작품 중심의 행사에서 콘텐츠 전반으로 영역을 더욱 확대한 것이다.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1인 창작, 경계를 넘다(Boundary Crosser)’로 행사에는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강연과 토크 콘서트 등 ‘1인 미디어’를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었다. ‘1인 미디어’란 네티즌이 직접 꾸미고 참여하여 자신만의 트렌드를 추구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일컫는 말로 블로그, 미니홈피 등이 있다. 이런 1인 미디어를 활용하여 스스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자체촬영 및 제작하여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서 타인과 공유하는 사람들을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2015년 미국의 한 매체에서 밀레니엄 세대를 대상으로 ‘자신에게 가장 영향을 가진 유명인사는 누구냐?’라는 설문조사에서 7, 8위를 제외하고 모두 유튜브 스타가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른바 ‘대도서관’, ‘양띵’, ‘씬님’ 등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구독자 수가 100만 명이 넘거나 100만 명에 가까운 숫자를 기록하는 만큼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고탱의 비디오’ 운영자 고태원(29) 씨는 지난 19일 오후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컨퍼런스 홀에서 강연했다. 고 씨는 주로 코미디 콘텐츠를 제작하며 작년 4월부터 SNS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현재 ‘고탱의 비디오’는 약 51만개의 ‘좋아요’를 받은 인기 페이스북 페이지다.
이 강연에서 고태원 씨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 즉 창조는 우연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친구의 스피커 소리를 듣고 그 소리가 재미있어 앞으로 영상을 제작한 후 이 소리를 영상에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 길을 걸어가던 중 모르는 할머니와 함께 영상을 찍고 도망가면서 스피커 소리가 생각이 안 나 대충 생각나는 말로 소리를 내게 됐다. 그것이 사람들에게 큰 반응을 얻게 되었고 자기 이름보다 그 소리를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고 씨는 “영상을 처음 만들고 나서 영상 만드는 기쁨과 보람에 빠졌다”며 “남들이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꾸준히 영상을 만들었다. 또 내 목소리와 내 청중을 찾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연이라는 것은 노력 안에 있어야 빛을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창작에는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일단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이다. 시작이 없으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없다”며 “두 번째는 나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다. 목소리를 찾기 힘들 때 빠질 수 있는 것이 모방의 유혹인데 가장 힘들었고 지금도 경계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고 말했다. 또 “청중을 만드는 것,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듣는 것도 중요하다. 콘텐츠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지만 콘텐츠 자체로도 대중과 청중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하며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3단계를 거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인 거 같다. 자기 목소리를 찾고 청중을 찾았더라도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면 단발성으로 끝나고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며 “1인 미디어를 처음 시작할 때 자기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원래 자기가 하는 일을 하고 두 배의 노력으로 이 일을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1인 미디어 시장이 기회의 시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경쟁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의 노력이 당장 나타난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하는 노력은 2년 뒤에 나타난다 생각하고 더 멀리 보고 자신의 콘텐츠가 의미 있게 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청중을 찾는 콘텐츠 제작자로 거듭나길 응원했다.
이날 강연에 대해 대학생 정유경(22) 씨는 “1인 미디어의 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