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세, 인터넷으로만 돈 거래 하는게 웬지 찜찜하네요" 지난 29일 금융위원회가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 사업자로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을 선정했지만 정작 인터넷은행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젊은층은 시큰둥한 반응들이다.
개인 금융정보가 함부로 유통되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대학생 윤우석(25) 씨는 “수많은 정보가 오가는 인터넷에만 내 돈을 맡기는 게 불안하다. 사람들이 다 써보고 괜찮다고 하면 쓰겠지만, 지금 당장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기존 은행보다 이용이 간편해 진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보안이 허술해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든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김모(22) 씨는 “평일에 은행갈 시간 없고 바쁜 회사원들이나 반가워할 것 같다. 메신저로 돈을 주고받는 게 께름칙하다. 돈거래가 너무 쉬워서 어딘지 불안한 느낌이 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인터넷은행이 제공할 예정인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서도 젊은이들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회사원 오가윤(26) 씨는 시중은행들이 제공하는 인터벳뱅킹, 혹은 모바일뱅킹 등 스마트뱅킹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 씨는 “인터넷은행은 적은 돈만 보내고 받기 때문에, 대부분 거래는 현재 쓰고 있는 스마트뱅킹으로 충분하다. 굳이 인터넷은행으로 은행을 옮기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은행 점포 유지비 등이 들지 않은 대신, 예금 이자율이 더 높을 것이라는 인터넷은행의 장점에 대해서, 오 씨는 "아직 대출을 받거나 할 일이 없어서, 이자 금리가 낮다는 것도 나랑은 상관없는 일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 은행에는 없지만 인터넷은행이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 아닌 사이버 머니나 이모티콘 이자 등의 독특한 서비스에 대해서, 젊은이들은 한 번쯤은 사용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인터넷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직장인 손다희(26) 씨는 “카카오뱅크가 시행할 것이라는 무인 주문 시스템이나 이모티콘 이자 등은 한 번쯤 해보고 싶긴 하다. 그런데 큰 돈을 인터넷은행에 맡기고 주로 그 은행을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입장도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부산의 한 은행 지점장은 “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특수성 때문에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앞서 인터넷은행을 시행한 미국과 유럽도 전체 은행권 자산의 1~3%밖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인터넷은행이 큰 파장을 일으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