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군민 1인당 현금 10만 원씩 지급
지자체 재원 마련 비상...수혜 놓고 형평성 논란도
코로나 사태 지속으로 생활에 타격을 입은 국민들을 위해 각 지자체들이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은 재난 상황에서 위축된 경기 회복을 위해 국민들에게 조건 없이 일정 금액의 돈을 지급하는 것으로, 2020년 3월 13일 전북 전주시의 선별적 지급 방침 발표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가 잇따라 시행 방침을 밝혔다.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선 국민들이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이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막대한 규모의 재정 소요와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또 전문가들은 “선별 지원의 기준이 왜 소득 수준 하위 70%가 돼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선별 지원을 한다면 좀 더 어려운 50% 정도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재난기본소득은 지자체별로 지원금, 지원 형태가 달라 지역 공식 포털사이트를 잘 봐야 한다. 부산에서는 8개의 구군(기장군, 남구, 동구, 사상구, 서구, 수영구, 진구, 해운대구)에서 구민들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 김미정(46,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서울에서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주는 줄 알았는데 부산도 지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지역 경제에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자체 재원 마련 비상...수혜 놓고 형평성 논란도
부산 자치단체 |
지급액 |
지급 일정 |
남구 |
1인당 5만원 |
미정 |
동구 |
1인당 5만원(지역화폐'e바구 페이') |
미정 |
사상구 |
1인당 5만원 |
4. 2.(목) ~ 5. 31.(일) |
서구 |
1인당 5만원 |
4. 10.(금) ~ 5. 4.(월) |
수영구 |
1인당 5만원(3개월 기한 선불카드) |
5월 1일부터 동 행정복지센터 통해 지급 예정 |
진구 |
1인당 5만원 |
4. 8.(수) ~ 5. 29.(금) |
해운대구 |
1인당 5만원 |
미정 |
부산 기초단체의 지급액과 지급 일정(예정)을 표시한 표(그림: 취재기자 정수아).
21대 총선과 함께 정치권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액과 대상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30일,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가구당 100만 원씩(4인 가구 기준) 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지만, 대상자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지급 대상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6일 부산 연제구 소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역이나 소득, 계층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한 번쯤은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이번 재난기본소득 지원은 정부가 행하는 긴급재난지원금과 중복해서 받을 수 있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국민 모두가 아닌 일정 기준을 정해놓고 지급을 하는 것에 반해, 재난기본소득은 일부 지자체가 예산을 마련해 조건 없이 일정 금액을 모두에게 지급한다. 경성대 김수연(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코로나 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국가에서 복지를 탄탄하게 해주는 것 같아 좋다. 다양한 복지정책, 지원금 등이 있어 지역 홈페이지나 공지문을 꼼꼼히 챙겨봐야겠다”고 말했다. 연제구와 동래구도 재난기본소득지원을 검토 중이다. 정부 지원과는 별개로 직접 지원 부산 기초지자체는 최대 10곳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정구와 중구, 북구, 영도구, 강서구, 사하구는 전체 지급이 아닌, 선택 지급을 결정했다. 시민 신태선(65, 부산시 북구) 씨는 “코로나 19가 부산시 전체의 문제인데 우리도 다른 구처럼 전체 지원을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재난기본소득의 가장 큰 문제는 기초단체의 재원 마련이다. 지자체들은 급하지 않은 사업을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각종 예비비와 재난관리기금 등을 동원해 재난기본소득을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사용해야 할 예산을 재난기본소득 재원으로 쓸 수밖에 없어 재정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정웅식(54,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구청이 장기적인 계획 없이 그저 여론에 밀려 갑작스럽게 현금 지원을 결정한 것은 아닌지, 총선을 앞둔 선심 행정이 아닌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국가가 쓸 수 있는 돈은 세금과 국채발행으로 마련한 부채뿐이고 이 돈은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돈이 아니라 국민의 돈”이라며 “이걸 마구 푸는 것은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돈 많은 지자체는 무리 없이 빠르게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시행하고 있는 반면, 재정이 불충분한 지자체는 지급 여부부터 지급 일정까지 고민해야 해 지자체간 형평성도 논란이 되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이나 재난수당을 지급하는 지자체는 전국 226곳 지자체 중 18.5%인 42곳에 불과하다. 지자체의 재정형편과 같은 이유로 5곳 중 4곳의 주민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학생 박민주(26,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재난기본소득을 사는 지역에 따라, 지자체의 재정 형편에 따라 차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정부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서 한국과 함께 모범 대처 국가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경우 재난소득 지급방식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보편적 지원 방식이지만, 금액을 개개인의 수입과 환경에 따라 다르게 지급하는 선별적 지원 방식을 함께 도입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인구가 적은 도시 국가로서, 정부 관리 하에 개개인의 소득 정보가 전산화되어 있어 시행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한국은 싱가포르에 비해 재정적인 어려움이 상당하지만, 대응을 잘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독일 언론은 “한국의 코로나 19 대처가 민주적이고 투명하다”고 호평한 바 있다.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