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르네상스 사업의 부작용...사업자, 원주민 힘 합쳐 공생방안 모색
서울의 홍대거리, 경리단길,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광복로 등 낙후됐던 도시의 공간이 재단장하면서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그 관심의 이면에는 임대료의 상승 등으로 뜻하지 않게 동네 원주민이 내몰리는 일명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 현상도 따라붙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선 주민들간에 상생협약을 맺는 등 마을공동체의 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 영도구의 흰여울마을의 실험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에서도 도시재생사업 진행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주의보가 내렸다. 도시재생사업은 기존의 문화, 경제, 주거지로서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도시 기능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부산시의 대표적인 재생사업으로는 2010년부터 추진해온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이 있다. 이 사업에는 감천문화마을과 안창호랭이 마을, 초량 이바구길, 영도 흰여울 마을이 포함됐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감천문화마을은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카페와 상점 등이 들어서면서 마을이 활력을 되찾았지만 주택·토지가격이 오르면서 원주민들이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감천문화마을에 거주 중인 김모(77) 씨는 “집값이나 월세가 예전보다 배로 오른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내가 생활하는 공간을 사람들이 계속 침범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감천문화마을과 함께 르네상스 사업지역으로 선정돼 최근 부각되고 있는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도 이와 비슷한 조짐이 벌어지고 있다. 흰여울마을은 영화 <변호인>,<범죄와의 전쟁>.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지난 2014년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지역으로 선정됐다. 재생사업 이후 삭막했던 건물에 벽화가 그려지고 상점이 들어서는 등 변화를 겪었다. 그 와중에서 흰여울마을의 거주 인구수는 재생사업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970명에서 600여 명으로 약 30%가량 줄었다. 뿐만 아니라 토지가격도 ㎡당 31만 5,000원에서 38만여 원으로 약 20.6% 증가했다. 부산발전연구소 관계자는 “흰여울마을의 주택·토지 가격은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된 곳 가운데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인구수가 줄고 토지 가격이 오르는 것은 과잉 상업화의 초기단계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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