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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를 트레이닝해주는 기능을 등에 업고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게임기가 있다. 그 게임기가 바로 닌텐도다. 닌텐도는 일본의 대표적인 비디오 게임 제작사인 닌텐도 사에서 개발한 비디오 게임기이다.
닌텐도 광고는 장동건, 이나영 등의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여 두뇌 트레이닝, 즉 교육적 기능을 부각한다. 닌텐도를 이용하여 소리 내어 읽기, 숫자 계산 등의 트레이닝 방법으로 몇 분씩만 매일 두뇌 트레이닝을 할 경우, 뇌를 자극시키고 단련시켜 뇌 기능 저하를 막고 기억력을 향상시키게 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닌텐도가 인기를 끌자, 닌텐도의 교육적 기능을 알리는 언론 기사가 늘어났다. 자연스레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났다. 한국 닌텐도 사의 발표에 따르면, 2007년 1월 18일 국내에서 정식 발매된 ‘닌텐도 DS’는 같은 해 12월 27일을 기준으로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주부 윤미선(45) 씨는 최근 자녀의 성화를 이기지 못하고 닌텐도를 사줬다. 요새 각 반마다 닌텐도를 가진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윤 씨의 자녀 역시 닌텐도를 사달라고 윤 씨를 졸랐다. 그는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르는데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도 떼를 쓰기에 하나 사줬지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발매 초기부터 ‘당신의 두뇌 나이는 몇 살입니까’ 라는 카피로 강조했던 닌텐도의 교육적 기능은 거의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두뇌 트레이닝을 원한다면 닌텐도보다는 독서가 낫다고 한다.
연세대 의대 신의진 교수는 계산활동을 할 때 뇌의 전두엽 부분이 활성화된다고 해서, 그것이 곧 뇌 기능 향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국일보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트레이닝으로 두뇌가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트레이닝 게임에 숙달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두뇌 트레이닝과 뇌 기능 향상 간의 상관관계를 증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노벨상 감이예요” 라고 덧붙였다.
특히, 신 교수는 학습 자극은 뇌 일부분의 인지기능을 자극하는 게임의 형태보다 독서 등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로 게임의 용도로 닌텐도를 사용한다는 신지은(21) 씨는 여러 두뇌 트레이닝 게임들을 많이 해봤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두뇌 트레이닝을) 종종 하는 편인데, 솔직히 머리가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고 별로 재미가 없어서 이제 안 해요”라고 말했다.
닌텐도를 구입한지 두 달 정도 되었다는 윤채은(18) 씨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교육 기능을 이용해 보고자 닌텐도를 구입했으나, 막상 해보니 매일 트레이닝 하는 것도 귀찮고 난이도도 별로 올라가지 않는 것 같아 처음 생각만큼 두뇌 트레이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닌텐도의 판매는 여전히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닌텐도의 물량 공급이 안 되는 관계로 품절이거나 주문에서 배송까지 1주일에서 2주일가량 걸린다고 한다.
닌텐도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전자전문점 playgame의 대표는 닌텐도가 다른 전자제품에 비하면 가격이 안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에 30대 정도가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