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기를 맞아 안정적인 재테크를 원하는 고객들이 은행으로 몰리기 시작하자, 은행들이 재빨리 이색 금융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다이어트하면서 돈 모으는 ‘S-라인 통장'
요즘 여성의 경제적 영향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여성을 위한 영화제 등 여성 고객만을 우대 할인하는 ‘여성 마케팅’이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 은행가에도 여성 바람이 불고 있다.
다이어트와 적금의 만남, 그것은 하나은행의 ‘S-라인 적금’이다. 이 상품은 다이어트 성공 시 우대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가입고객이 1년 내에 체중의 5%를 감량하면 0.5% 우대 금리를 준다. 또한, 고객이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경우에는 0.2%의 보너스 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이밖에도 가입자가 운동과 관련한 수강증을 보유한 경우와 주거래 고객이 월 10만원 이상의 금액을 S-라인통장으로 자동이체를 설정할 경우 각각 1%의 우대 금리를 얹어준다.
원래 남녀 불문하고 체중을 감량하는 고객 누구에게나 혜택을 주는 ‘웰빙 통장’인 S-라인적금은 20대 청년층부터 30대, 40대 중,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연령의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 상품 가입자 중 여성 고객의 비율은 72%에 이른다. 역시 이 상품은 여성 이 주고객이다.
하나은행 직원 이미진 씨는 이 상품의 경우 ‘다이어트’와 ‘재테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투자자들 호응이 크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이 상품은 등산, 헬스, 요가 등을 함께하는 동호회원들이 단체로 와서 적금을 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라벌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유리 씨는 여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같이 다이어트하는 친구와 함께 S-라인 적금을 들었다. 그녀는 “살도 빼고 돈도 버니 마다할 이유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안 되는게 없는 ‘만능통장’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 적금 기능은 물론, 증권, 보험 기능까지 더한 상품인 ‘KB플러스타 통장’도 있다.
KB플러스타 통장에 가입한 고객은 가입 시 은행에서 만들어주는 ‘플러스타 세이브카드’를 이용하여 은행 거래와 증권 거래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이 통장을 개설한 후 KB투자증권 홈페이지에 가입을 하면 수시로 시간, 날짜에 관계없이 자신이 예금에서 원하는 금액만큼 증권사로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다. 이렇게 예금의 일부를 주식 투자를 위해 따로 이동시킨 돈인 ‘증권 매수 증거금’에 한해서는 은행은 연 4%의 우대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KB플러스타 세이브카드 또한 KB플러스타 통장을 결제계좌를 등록한 고객에게 사용 금액에 따라 최대 4%의 금리를 우대하고 있다. 또한, KB 플러스타 통장으로 증권 거래 시 매매 수수료의 5%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이 포인트는 은행, 펀드, 보험 등 KB금융그룹의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활용 가능하다.
영남대학교 김형규(27) 씨는 올해 취업이 확정된 취업 대학생이다. 그는 지난 7년간 그의 지갑 속에 신용카드 1장과 체크카드 1장이 전부일 정도로 은행 예금에 관심이 없는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 지난 달 직장 동료가 추천하는 금융 상품인 ‘KB플러스타 통장’을 만들었다. 그는 이 통장으로 받은 월급 일부를 적금으로 넣고 나머지는 증권사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이 통장 한 개로 예금도 하고 재테크도 하니, 이 통장은 나에게 ‘만능통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연아 팬들은 모여라: 피겨퀸 연아사랑적금
고객들의 ‘팬심’을 겨냥한 통장들도 있다. ‘서태지’를 내세운 통장이 출시되자, 최근 국민 여동생으로 자리 잡은 피겨 스케이트의 김연아 선수 통장이 출시됐다.
KB국민은행의 '피겨Queen 연아사랑적금‘은 김연아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적금에 가입한 고객에게 연 0.5%의 우대이율을 제공하고, 만기이자지급액의 1%로 불우이웃을 후원하게 된다.
이 상품은 스타 팬들을 위한 일종의 맞춤 상품이다. ‘피겨퀸 연아사랑적금’의 금리는 3년제가 3.0%로 4% 이상의 금리를 가진 다수 금융상품과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김연아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 이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연아 선수 팬 까페를 운영하는 김하얀(28) 씨는 까페 회원들과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의미에 단체로 통장을 만드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의 관계자는 요즘 외식, 쇼핑, 건강 등 모든 업계들이 ‘이색 마케팅’을 내세워 까다로워진 고객의 입맛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은행 또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이색 금융 상품을 계속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