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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퍼져가는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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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퍼져가는 ‘브런치’
  • 장재호
  • 승인 2013.01.16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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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문화로 자리잡아
늦잠에서 깨어난 주말 오전, 남구 대연동에서 자취 중인 부경대 학생 문상권(21) 씨는 경성대 앞 브런치 카페인 ‘앳홈’을 찾았다. 문 씨는 “느지막하게 일어나 혼자서, 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즐길 수 있는 것이 브런치이다. 혼자라도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브런치(brunch)는 아침식사(breakfast)와 점심식사(lunch)의 합성어로, 주말이나 일요일 오전에 늦게 일어나 여유를 부리면서 아침 겸 점심으로 편안하게 먹는 식사를 가리킨다. 우리말로 ‘아점’이라고도 한다. 옛날 생활고와 겨울철 식량 부족으로 끼니를 줄이는 용도로 활용됐던 아점이 시대가 바뀌면서 도시의 주말 풍경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브런치 문화는 서울의 전문직 여성들과 젊은 트렌드 세터들 사이에서 먼저 번졌다. 브런치 전문 카페와 레스토랑이 서울 홍익대 앞과 압구정동 등에 등장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주 5일 근무제는 직장인의 브런치 유행에 일익을 담당했다. 이제는 부산에서도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해운대 주택가의 햄버거 전문점에서 만난 오미진(50) 주부도 친구들과 브런치를 즐기고 있었다. 오 씨는 “맛도 괜찮고 분위기도 좋아 자주 찾는다”며 기자에게 “한번 먹어보라”고 권했다. 이처럼 주택가와 대학가는 물론이고 시내 먹자골목에도 브런치 카페가 등장했다. 규모가 작은 레스토랑들도 브런치 메뉴를 올리고 있다. 즐기는 사람들도 다양해졌다. 전문직 여성과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은 여전히 열광팬이다. 젊은 남성들이나 혼자 사는 자취생들이 대학가의 브런치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주택가와 아파트 복합상가의 브런치 카페는 친구들과 브런치를 즐기러 나온 주부들이 주 고객이다. 브런치는 미국에서 시작된 문화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영국의 영향을 받았다. 영국 식문화에 독일의 소시지와 벨기에의 와플, 프랑스의 프렌치토스트 등과 유럽식 팬케이크가 섞여 미국식 브런치가 탄생하였다. 그야말로 브런치 메뉴는 단순하였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국수나 일본식 덮밥, 이탈리안 브런치 등 다국적 메뉴로 입맛을 유혹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브런치지만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성대 앞 브런치 카페 ‘앳홈’을 찾은 하용주(67) 씨는 “어른들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가족들을 따라 이곳에 왔으나 사실 불편하다. 아침은 아침, 점심은 점심이다.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며, 나이 많은 어른들의 입에 맞는 식당이 있다면 한번 찾아가보겠다고 덧붙였다.

브런치가 문화현상으로 퍼진 이유 중 하나는 편안함 때문이다. 느지막하게 일어나 편안한 복장으로 근처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식사를 즐기는 것이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건강에도 좋은 지는 한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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