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은 1943년 사망... 공산당 가입 문제 삼으면 안돼
육군 사관학교가 뜨겁다. 홍범도 장군과 김좌진 장군의 흉상 등을 이전 하는 방안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육군 사관학교 측은 이들의 공적을 더욱 잘 기릴 수 있는 장소로 흉상들을 이전할 계획임을 밝혔다. 소련 공산당 가입과 활동 이력 등의 논란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육군 사관학교에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겉으로만 이전이고 사실상 철거인 이번 조치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나는 육군 사관학교 측에서 “소련 공산당에 대한 논쟁이 있는 인물의 흉상이 교내에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는 의견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우리의 주적인 북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사명을 가진 국군의 장교를 배출할 사관학교의 교내에 그러한 인물을 기리는 흉상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 말만 놓고 본다면 옳은 이야기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아니다. 흉상의 인물들에 얽힌 역사적 맥락을 먼저 파악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홍범도 장군은 독립이전인 1943년에 죽었다. 조선독립 전의 소련과 공산당은 일제에 당하고 함께 대항하는 일종의 파트너였다. 공산당 가입과 활동을 문제 삼을 것이라면 북한을 도와 대한민국의 존폐를 위협했던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당시에도 공산당원으로서 활동 중이었어야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가? 일본을 상대로 함께 대항하던 소련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독립 전에 죽은 인물이 어떻게 육군 사관학교의 이념에 어긋난 인물이라는 얘기인가?
또한, 같이 언급되는 김좌진 장군과 지청천 장군은 대표적인 반공 인사이다. 이범석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국군으로 참전하여 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다. 이것이 저들의 흉상도 함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의문이 들었던 이유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백선엽 장군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나는 군 복무를 1군단 본부에서 했었고 그곳에는 한국전쟁의 영웅이자 초대 군단장이었던 백선엽 장군의 동상이 있었다. 내 군 복무 도중 그가 돌아가시고 내가 있던 부대 전체가 그의 사망을 추모하며 그 동상 앞에는 수많은 젊은 군인들의 국화가 놓여있었다.
그 역시 친일 행적의 논란이 있었지만 동시에 한국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공적을 인정받아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
인간은 양면적이다. 역사도 인간이 만들어 내기에 양면적일 수밖에는 없다. 역사는 그 누가 되었던 공적은 공적대로 대우를 받아 마땅하고 실수는 실수대로 건강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활동 이력이 의심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점 때문에 그의 독립운동까지 평가절하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그는 한국전쟁과 독립이전인 1943년에 죽었다. 애초에 힘 빼는 것이 낭비인 논쟁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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