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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연극제 연극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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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연극제 연극 <1:0>
  • 안종재
  • 승인 2013.01.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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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야 한다. 이겨야 한다. 이겨야 한다” “이길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지기 싫다. 포기하기 싫다. 상대를 해치기 싫다”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혹은 지지 않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현대사회의 인간의 모습을 스포츠 경기를 통해 담아 낸 대만 연극 <1:0>의 대사다. 지난 9일 오후 8시, 경성대학교 예노소극장에서는 대만 극단(M.O.V.E. Theatre)의 연극 <1:0>이 관객을 맞이했다. 이 연극은 5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문화회관과 경성대 콘서트홀·예노소극장·멀티미디어 소강당, 그리고 용천지랄소극장 및 공간소극장 등에서 개최된 제9회 부산국제연극제(BIPAF)의 일환이다. 연극 <1:0>은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 인생에서 특별한 도전을 찾는 인간의 모습과 일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타나는 감정의 변화를 야구와 탁구 등의 스포츠 경기 동작과 선수들의 심리상태에 비유한 것이 특징이다. 극 중 남자배우와 여자배우 간의 탁구시합을 펼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은 책상을 두고 마주하며 탁구공을 주고받는다. 극도로 긴장한 배우들의 표정에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긴장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보인다. 여자가 승리해 점수를 따도 심판은 어김없이 반칙을 선언한다. 그리고 여자는 직장 상사로부터 똑바로 하라는 비난을 받는다. 여자는 굴하지 않고 “화이팅!”이라고 외치며 경기에 임한다. 그러나 이 탁구시합은 9:0 점수로 남자가 승리한다. 이 장면은 공정하지 못하고, 누군가를 위해 한 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운 상황과 남녀 간 또는 계급·지위에 따른 현대사회의 불평등한 모습 등을 보여준다. 또 차별받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기 일만을 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극의 뒷부분에서 다섯 명의 배우들이 각자 칼 한 자루 씩을 들고 서로를 경계하는 장면이 나온다. 배우들의 표정은 무언가에 쫓기는 듯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에 대해 연극을 총괄한 홍젱푸(Hong-Zheng Fu) 감독은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에서 인간 각자가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항상 불안해하고 남을 경계하는 마음을 품고 사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관객과의 대화에서 밝혔다. 연극은 “만약 내가 지면, 우리 다시 시작할 수는 있니?”, “좋아!”라고 하는 대사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배우들의 표정은 불안하고 초조함이 가득한 표정에서 평온한 표정으로 바뀐다. 관객과의 대화 사회를 본 손기룡(56) 영산대 연기·뮤지컬학과 교수는 “연극 <1:0>은 사랑으로 사람사이의 모든 긴장관계를 풀고, 갈등을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연극이다”며 “야구, 탁구 등의 스포츠와 접목된 화려한 율동과 그것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 깊었다”고 평했다. 연극을 관람한 김희승(24)씨는 “스포츠 동작을 접목한 배우들의 움직임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고, 경쟁이 심한 오늘날 사람들의 불안한 내면을 그린 탄탄한 스토리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연극이 펼쳐진 경성대학교 예노소극장은 연극 시작 약 30분 전부터 관람객들 모여들었고, 관람객들을 위한 뿅망치이벤트가 열려 부산국제연극제의 흥을 돋았다. 60분간의 연극이 끝난 후에도 관객과의 대화가 열려 부산국제연극제 관람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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