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개화시기 벚꽃놀이 망쳐"...케이웨더, "하루 이틀 차이"/ 박영경 기자
김유진(22, 울산시 동구 화정동) 씨는 올해 남자 친구와 경주로 벚꽃놀이를 하러 갔다가 실망감만 안고 돌아와야 했다. 그들을 반긴 것은 만개한 벚꽃이 아니라 앙상한 나뭇가지였다. 김 씨는 “남자 친구와 벚꽃 축제 기간까지 맞춘 모처럼의 여행이었는데 꽃이 제대로 피어 있지 않아 속상했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유독 날씨가 들쑥날쑥한 탓에 벚꽃 개화 시기도 뒤죽박죽이 돼 봄의 시작인 벚꽃 축제를 즐기러 기껏 멀리 여행 갔다가 헛걸음을 한 사례가 속출했다.
몇몇 날씨 예측 보도에서는 3월 초에는 맑은 날이 계속돼 개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곤 했으나, 개화시기가 당겨지기는커녕 3월 말에도 벚꽃이 제대로 피지 않아 꽃놀이를 계획했던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이령희(23,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 씨도 “이번 벚꽃 축제, 제대로 허탕 쳤다”며 속상해했다. 이 씨는 “벚꽃이 만개하지 않았으면 축제를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벚꽃 축제 주최 측에 불만을 표출했다. 차진영(22, 부산시 사상구) 씨는 “벚꽃 축제 기간에 맞춰서 대구를 방문했는데 파란 잎이 벌써 올라오고 있더라”며 “그나마 피어 있는 벚꽃들은 비가 많이 온 탓인지 물 빠진 것처럼 하얗게 피어있었다”고 말했다.
벚꽃과 단풍 개화 시기 예측을 담당하는 케이웨더 측은 서울 등 윗지방은 개화 시기 예측이 거의 맞았으나 아랫지방의 기온이 다소 낮아 개화 시기가 늦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예측 시기와 하루 이틀 차이는 있을 수 있는데 너무 예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평소보다 벚꽃의 색깔이 연했다는 의견에 관해서도 “빛에 따라, 보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른 것이고 굉장히 주관적인 견해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케이웨더는 ‘날씨 보상제’를 실시해 케이웨더가 예측한 날씨가 틀릴 경우 포인트 및 상품으로 지급하고 있다. 케이웨더는 대구 및 부산 지역 벚꽃 개화 시기를 3월 26일로, 서울은 4월 6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번 벚꽃 축제의 개화시기가 말썽인 탓에 시민들의 마음은 다른 꽃 축제로 옮겨 가고 있다. 지난 9일 시작된 부산 대저생태공원 낙동강 유채꽃 축제가 대표적이다. 작년에도 유채꽃 축제가 큰 인기를 끌었으나 올해 벚꽃 축제의 실망감으로 낙동강 유채꽃 축제를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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