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1-19 18:15 (화)
대학생 체크카드, 알고보니 '낚시' 카드
상태바
대학생 체크카드, 알고보니 '낚시' 카드
  • 취재기자 조민지
  • 승인 2013.05.15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종 할인 혜택많다" 유혹..조건 까다로워 생색내기 의혹
카드사들이 대학생들을 고객으로 공략하기 위해 교통비나 통신비 할인 등의 혜택을 내놓고 있으나 높은 사용 실적을 요구하는 등 혜택 조건이 까다로워 낚시성 생색내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몇 년간 각 카드사들이 대학생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대중교통비, 이동통신비, 커피전문점 할인 등의 혜택을 담은 비슷한 체크카드를 너도나도 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 S20, 농협 채움, KB국민은행 해피樂스타, 노리(nori), BS은행 청춘불패369, YO카드 등이 20대 대학생들을 공략해 내놓은 대표적인 체크카드들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의 해피樂스타 체크카드나 노리(nori)체크카드는 CGV영화티켓 35% 환급할인,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20% 환급할인, 전국 지하철, 버스요금 10% 청구할인, 놀이공원 현장 예매 시 티켓요금 50%할인, 후불제 교통카드 기능 탑재 등의 다양한 할인, 환급 혜택을 제시해 대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실적 기준 1위에 올랐다. 또한 BS은행의 Yo체크카드는 경성대, 부경대 지역 내 상점들과 제휴를 맺고 할인 혜택을 주던 기존의 Yo카드에 후불 교통 서비스와 외국어시험 응시료10% 할인, 영화 할인 혜택을 첨가해 출시한 획기적인 체크카드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들은 전부 ‘전월 카드 사용 실적 20만원 이상, 후불 교통 요금은 전월 실적 산정에서 제외’라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즉, 체크카드를 발급받기만 해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아니라 교통비를 제외한 체크카드로만 결제한 금액이 20만원을 넘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친구의 추천으로 KB국민은행의 ‘樂스타 체크카드’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대학생 이지혜(22) 씨는 “친구들과 밥 먹을 땐 다들 학생이기 때문에 더치페이를 하는데 체크카드로만 20만원을 넘게 긁는다는 건 절대 무리에요. 제 용돈이 한 달에 교통비 포함해서 30만원인데...”라며 “실제로 카드 혜택을 받는 건 없어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7세 이하 전국 대학생 1406명을 대상으로 ‘새학기 생활비와 소비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 달 생활비로 20만원 이상 30만원 미만을 쓰는 대학생이 29.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이어 30만원 이상 40만원 미만을 사용하는 학생이 21.9%,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이 16.7% 순이었다. 또한 체크카드사가 전월 실적액을 높게 규정한 탓에 할인이나 환급 혜택을 받기 위해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불만도 있었다. 실제로 대학생 김혜수(21) 씨는 KB국민은행의 노리(nori)카드를 사용한 2개월 동안 과소비가 심해져 카드를 해지시켰다. 그녀는 “카드를 발급받은 뒤 할인 혜택을 많이 받고 싶어서 지출을 더 많이 했었는데 점점 돈을 더 쓸 뿐더러 정작 석 달 동안 1원도 할인을 못 받았더라구요. 화가 나서 그날로 바로 해지시켜버렸어요”라고 말했다. 반면, 체크카드의 혜택을 잘 몰라 혜택을 아예 받지 못했던 학생들 대부분이 발급받은 체크카드 혜택에 대한 은행원의 별 다른 설명을 듣지 못했고, 은행원이 알아서 발급해 준 체크카드를 혜택을 모른 채 여전히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때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졸업 후 직장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같은 카드를 사용 중이라는 박민호(24) 씨는 “은행원이 알아서 발급해준 체크카드를 거의 3년째 사용 중이에요. 저는 통신사 멤버십카드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서 체크카드에도 혜택이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요”라고 했고, 한수선(23) 씨도 “은행가서 체크카드를 발급해달라고 하니 그냥 아무 설명 없이 발급해 줬어요”라며 “이 카드가 나한테 맞는 카드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계속 쓰고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체크카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멤버십 포인트 카드를 더 선호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각 이동통신사 멤버십카드나 CJ브랜드 가맹점 할인카드인 CJ ONE카드, 식품전문기업 SPC의 해피포인트 카드 등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멤버십 포인트 카드다. 멤버십 포인트 카드는 별다른 자격 조건 없이 발급을 받을 수 있으며, 발급받기만 하면 적립이나 할인이 가능하다. 또한 이 멤버십카드의 혜택들은 체크카드사에서 내놓는 조건과 비슷한 점이 많고, 더 좋은 혜택도 많아 대학생들 상당수가 소지 중이다. 이러한 멤버십카드의 영향력 때문에 실제로 우리은행, 국민은행, BS은행 등 각 은행들은 자사의 체크카드를 SPC 해피포인트카드와 제휴해 기존 자사 체크카드 혜택에 해피포인트 가맹점인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31, 던킨도너츠 등 전국 약 4200여개 가맹점에서 구매 금액의 일정 금액을 적립 또는 할인을 해주는 혜택을 더 하는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그러나 당분간 체크카드 시장은 경제 위기의 장기화와 소비 위축,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더 활성화될 조짐이다.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운 대학생들은 자신에게 가장 알맞는 혜택 조건을 찾아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것 외엔 체크카드사에 대해 별 저항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