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200여 개 4년제 대학 대입 전형료가 일제히 인하된다.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입시 전형료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4일 만에 교육부가 국공립대가 입시 전형료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매일경제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 협의회가 대입 전형료 인하에 적극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사립 대학 총장 협의체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도 21일 임원단 회의를 통해 전형료 인하를 주 내용으로 하는 대입 전형료 개선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대를 포함한 전국 41개 4년제 국·공립대학들은 오는 9월 11일 수시 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하며, 수시 모집부터 전형료를 자율적으로 인하한다. 대학들은 올해 5월 이미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 요강을 발표하며 전형료도 공지한 바 있다. 이 때 공지한 금액보다 소폭 낮춘 금액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해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줬다”며 “올해 입시부터 대입 전형료 부담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현재 수험생들은 수시 모집에서 최대 6개 전형에 지원할 수 있고 정시 모집에서는 3번 지원할 수 있다.
현재 대학들은 교육부령 '대학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의 항목 및 산정 방법에 관한 규칙'에 따라 대입 전형료를 자율적으로 정해 받고 있는데 지난 2017학년도 기준 평균 대입 전형료는 국공립대 3만 3092원, 사립대 5만 3022원이다.
한편 교육부는 대입 전형료 인하에 나서지 않는 국공립·사립대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 연간 대입 지원자 3만 명 이상인 25개 4년제 대학이 실태 조사 대상이다. 교육부는 대입 전형료를 자율적으로 인하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에 들어갈 예정으로 교육부는 실태 조사 결과를 대입 전형료 정책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입시생들과 학부모들은 이 같은 교육부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재수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박수영(46,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작년에 수시 원서비만 40만 원 가까이 썼다”며 “하나만 넣는다고 하면 괜찮을 텐데... 좋은 학교 보내려고 하는 것이니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여러 곳 넣게 되면 확실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김희연(19, 부산시 연제구) 씨는 “예체능 계열인데 이건 다른 계열보다 더 비싸더라”며 “10만 원 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부 대학들이 전형료가 비싼 이유로 지원자가 많다는 해명을 내기도 했는데 네티즌들은 대학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네이버 회원 aler****는 “지원자가 많아서 전형료가 비싸다니 대량 생산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경제 상식을 뒤집는 논리 보소”라고 지적했다. terr****는 “입시 원서비로 대학 건물 짓는다는 농담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새 건물 지나가면서 ‘내가 벽돌 한 장 얹었다’라는 말도 한다”고 실상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