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26, 부산시 북구) 씨는 이번 주말 ‘문신’을 할 예정이다. 보수적인 부모가 그의 문신을 허락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문신 부위가 팔, 다리 등이 아닌 정수리이기 때문. 원형 탈모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그는 머리숱을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해 두피 문신을 선택했다.
그는 “젊은 나이에 가발 쓰고 다니기는 부끄럽고 불편하고, 모발 이식 시술은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냈는데, 두피 문신이 있다기에 바로 하기로 결정했다”며 “시술 결과야 끝나 봐야 알겠지만 후기들이 좋아서 기대 중”이라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새로운 탈모 치료법으로 두피 문신이 각광받고 있다. 두피 문신은 말 그대로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문신을 하는 방법으로, 모발이 없거나 적은 부위에 모발과 비슷한 색상의 색소를 주입하는 것이다.
시술 후 즉각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고, 시술 시간이나 비용 등이 다른 시술에 비해 부담이 적다. 흑채나 가발과 달리 반영구적이며, 모발을 이식하는 시술보다는 가격이 획기적으로 저렴하고 사후 관리가 필요 없다는 게 큰 장점. 이에 중장년층에서는 물론 젊은 세대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년 전 두피 문신을 했다는 직장인 최모(31,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씨는 “원형 탈모로 스트레스 받다가 문신을 추천받고 했는데, 정말 만족한다”며 “먼저 말을 꺼내기 전에는 문신을 한지 아는 사람도 없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최 씨는 “탈모 문신이라고 하면 그냥 정수리를 새까맣게 칠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내 모발 색과 똑같은 색으로 문신하기 때문에 절대 티가 안 난다”며 “머리를 노란색, 초록색으로 염색하는 걸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시술”이라고 강조했다.
드물지만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 인터넷에서는 문신 크기, 염증, 부자연스러움 등을 토로하는 글을 더러 눈에 띈다.
한 네티즌은 “문신한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까지야 머리 빈 부분만 채울 수 있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문신한 지 2년도 안 돼서 색깔이 파랗게 빠지는 통에 정말 미치겠다”며 “마음 같아서는 고소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부작용을 호소했다. 다만 그는 전문 의료기관이 아닌 인근 미용실에서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문 병원에서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시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피 문신도 엄연한 의료 행위인 만큼 비전문가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 현행법상 문신은 의료 시술로 규정돼 의사가 아닌 경우 문신을 시술하는 것은 ‘불법’ 행위다.
성형외과 관계자는 “두피 문신은 두피와 모발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의료인에게 시술을 받아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전문의의 전문성과 숙련도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 시술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