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에서도 2007년부터 버스와 지하철 간 환승제도가 실시되고 있지만 버스 하차 시 사용되는 뒷문의 카드 단말기가 한 대밖에 없어 승객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하차하려는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자칫 사고의 위험까지 안고 있다. 서울의 경우 버스 뒷문 좌우 양측에 단말기 두 대가 설치돼 있어 승객들의 하차 질서를 원활하게 하고 있다.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에 거주하는 최영신(27) 씨는 평일 시내버스를 타고 등하교한다. 항상 등교 시간이 출근 시간과 겹치다 보니, 환승할 때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사람이 많이 붐빌 때 환승을 위해 카드 단말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한 대의 단말기에 사람이 몰려 혼잡을 빚는 경험을 날마다 겪고 있다. 그는 “내릴 때 카드단말기가 두 대가 있으면 혼잡을 줄이고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굳이 출퇴근 시간대나 승객들이 붐비는 시간대는 아니어도 뒷문에 위치한 카드단말기가 한 대뿐이라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시 사하구 신평동에 거주하는 백소진(22) 씨는 짐을 양손 가득 들고 탄 어르신들이 내릴 경우, 짐을 뒷문 입구에 두고 먼저 내린 다음 환승 확인을 해서 뒷사람이 카드 단말기 사용을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그녀는 “빨리빨리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 특성 상 단말기 한 대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 텐데 왜 아직까지 이 부분이 개선되고 있지 않은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부산과는 달리, 서울시는 2005년부터 과밀 노선을 시작으로 뒷문에 환승용 카드단말기를 두 대씩 설치해서 현재는 모든 시내버스 뒷문에 카드단말기가 두 대씩 설치돼 있다.
두 개의 카드단말기 설치로 환승이 편리해지다 보니 서울 지역 승객들은 하차 시 혼잡이 크게 줄었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에 거주하는 김지혜(23) 씨는 등교 시간과 출근 시간이 겹치는 시간대에는 사람들이 많아 환승용 카드단말기 사용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가 사라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녀는 “환승용 단말기에 카드를 못 찍고 내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 단말기가 두 대가 생김으로써 신속하게 내릴 수 있게 되고, 승객들끼리도 서로 밀치며 기분 상하는 일도 없어졌다”고 답했다.
카드단말기가 한 대뿐일 때는 환승 승객이 많지 많은 경우에도 불편한 일이 자주 일어 났다.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에 거주하는 김성수(23) 씨는 과거 승객들은 내릴 때 카드단말기가 어느 쪽에 위치해 있나를 확인해야 했다. 또 자칫 카드단말기가 설치된 쪽 출구에 서 있다가 카드를 찍으려는 뒷사람에게 비켜달라는 핀잔을 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는 지금은 “뒷문 양쪽에 환승용 카드단말기가 두 대라 그런 일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산 시내버스 뒷문에 환승용 카드단말기가 추가 설치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현재 설치돼 있는 교통카드 단말기는 2005년 12월에 설치된 것으로 10년 가까이 노후한 것이라 올해 안에 부가 기능을 추가해 새 것으로 교체할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교체작업이 이루어진 후에야 버스 출구에 카드단말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카드단말기가 추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