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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노약자석, '우선 좌석'으로 이름 바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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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노약자석, '우선 좌석'으로 이름 바꿨으면...
  • 취재기자 이도현
  • 승인 2014.06.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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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어도 젊은이들 앉기 거북.. 양보 권장 문화 정착돼야
지하철 노약자석이 비어 있고 서 있는 젊은 승객이 있을 경우, 그들은 노약자석에 앉아도 될까? 사람들은 지하철의 노약자석은 앉아 있다가 노약자가 오면 비켜주면 되는 버스의 노약자석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는 일반인은 비록 빈 자리가 많이 있더라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거나 심지어는 폭언을 듣기도 한다. 이렇게 지하철 노약자석은 노약자가 ‘우선’이 되는 좌석이라기보다는 노약자를 위한 ‘지정’ 좌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 사는 이모(20) 씨는 지하철 노약자석이 비어 있어도 절대 앉지 않는다. 그는 “지하철 노약자석은 앉으려고 하면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산 동래구에 사는 김모(20) 씨도 “지하철 노약자석은 노약자를 위한 자리지 우리가 앉는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진구 개금동에 사는 권모(68) 씨는 “버스에선 노약자 자리를 양보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지하철은 노약자를 위해서 아예 비워두니 언제나 편하게 노약자석에 앉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지하철에서는 출근시간에 서 있는 승객이 있어도 대개 노약자석은 비어있다(사진: 취재기자 이도현).
부산교통공사 운영본부 차량처 담당자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의해 지하철은 노약자 전용 구역을 배정하도록 되어 있으나 지하철 노약자석에 일반 승객이 안지 말라는 강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렇게 노약자석은 앉아 있다가 양보해주면 되는 좌석인데도, 국내 승객들은 노약자석을 앉으면 안 되는 좌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부산진구 개금동에 사는 황모(21) 씨는 “지하철 노약자석도 같은 좌석인데 앉아 있다가 양보하면 되지, 비어있어서 젊은이가 앉았다고 무조건 안 좋게 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네이버 블로거 노만돌 씨도 “어차피 노약자 자리가 비워진 상태로 운행된다면, 누구 하나 앉아서 가다가 노약자가 오면 비켜줘도 괜찮다”고 말했다. 일본과 태국은 노약자를 위한 자리를 노약자석이라는 단어로 부르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노약자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우선 좌석(prioity seat)’이라는 단어를 써서 누구나 앉을 수 있으나 노약자가 우선권을 갖는다는 의미를 이름에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박모(23) 씨는 태국으로 여행 가서 지하철을 타본 일이 있다. 그는 “태국은 지하철에 양보를 권장하는 우선 좌석이라 부르는 것이 우리나라와 달랐다”고 말했다.
▲ 태국의 우선 좌석(좌)과 일본의 우선좌석(우) 사진. 노약자석이라고 부르지 않고 우선 좌석이란 표시가 선명하다(출처: 네이버 블로그).
우리도 노약자석이라는 말을 사용해서 일반인들과 노약자 사이의 불편한 감정을 조장하기보다는 외국과 같이 우선 좌석으로 불러서 양보를 권장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부산 남구 문현동의 장모(21) 씨는 “말 그대로 보호석인데 조금 더 힘든 사람이 앉아 있다가 노약자가 오면 양보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노인들은 현행 제도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산 수영에 사는 이모(71) 씨는 “젊은 사람이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있으면 무턱대고 비켜달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며 우선 좌석보다는 노약자 지정석이 더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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