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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장복만 편④] 돈 한 푼 허투루 쓰지 않는 부산 사회의 원로, "사회에 족적 남긴 기업인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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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장복만 편④] 돈 한 푼 허투루 쓰지 않는 부산 사회의 원로, "사회에 족적 남긴 기업인 될 터"
  • 차용범
  • 승인 2018.12.19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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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장학 사업가 장복만에게 육영(育英)의 길을 묻다 / 차용범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장복만 편③]에서 계속. 이 글은 인터뷰 시점이 5년 전 2013년인 까닭에 일부 내용은 현 시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교 졸업 후 부산 찾아 역경 끝 안착 성공

장 회장은 경남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중촌마을 출신이다. 그가 기억하는 ‘쪽빛 바다 일렁이는 그리운 고향’이다. 그는 한국 현대사의 격변기 속에서 고교 졸업과 함께 부산을 찾았다가 방황 끝에 자원입대를 했고, 제대 뒤 다시 부산에서 군 동기생을 만나 취업에 성공했다. 월급장이 회사원으로 승승장구하다 창업,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주택건설업체를 일군 것이다.

Q. 부산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

고향의 통영상고를 졸업하고 무작정 부산으로 왔다. 나의 고교 시절은 정치사회적 격변기였다. 3학년 때 4.19, 이듬 해 5.16을 겪었다. 국내 시정상 변변한 일거리가 없어 취직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시절, 통영에서는 마땅히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이름만 듣던 부산을 정처 없이 찾은 것이다. 부산에 도움을 줄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겨우 모 잡지사와 신문사 입사시험에 합격했지만 보증을 서 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취직하지 못했다. 1년여 부산 등지를 방황하다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 없어 1961년 11월 20세 때 자원 입대했다. 마산 의무교육기지사령부 경리참모부에서 복무했다. 제대 후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다시 직장을 구하러 부산을 찾았다. 그때 군대 내무반 동기 한 사람을 만났다. 현 대한제강 회장 오완수(대한제강 회장)다. 오 회장의 부친(대한상사 창업자)이 경영하던 국제시장 안 대한상사 점원으로 취직했다. 대한상사는 철물을 납품받아 전국 도소매업을 하며 범냇골에 못과 철사공장을 건설하던 중이었다. 제조업으로 진입하던 시기였다. 차량 같은 운반기구 없이 손수레로 국제시장과 연안부두를 오가며 철물을 운반하던 시절, 그는 3~4개월 일반점원과 함께 손수레 끌기를 하다 경리보조직원으로 취업했다. 그는 타고난 성실성을 바탕으로 상고와 군에서 익힌 경리업무를 전담하며 승진을 거듭, 입사 1년 6개월 만인 24세 때 경리계장으로, 다시 2년 만에 경리과장으로 승진했다. 그런 실무경력을 바탕으로 동원개발을 설립, 부산사람으로 뿌리를 내린 것이다.

Q. 당시의 부산과 지금의 부산 어떻게 달라졌나?

“달라져도 너무 크게 달라졌다. 50년 전, 부산직할시 승격 무렵 아닌가? 도시 자체가 서울 못지않게 천지개벽했다 할 만큼 발전했다. 해운대, 센텀․마린시티가 좋은 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공간 아닌가. 부산은 앞으로, 강력한 도시경쟁력을 바탕으로 더 도약할 것이다. 부산의 저력 역시 그만큼 엄청나다. 바다․항만의 경쟁력, 해운대와 동부산의 희망, 서부산의 잠재력을 주시하라. 단, 도시관리 면에서, 인구유입에 조금 더 고민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한다.”

Q. 부산의 강점, 부산사람의 특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부산은 바다, 산, 강을 다 안고 있어 지리적 조건이 뛰어나다. 사람 역시 경남을 비롯, 시골출신이 한데 섞여 있다. 서로 각박하게 살기보다 여유 있는 심성으로 포용력을 갖고 산다. 각박한 수도권보다 훨씬 인정 있는 도시 아닌가. 그만큼 환경적, 인문적 조건도 뛰어나다. 한 도시의 강력한 경쟁력이다.”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은 건실한 주택사업으로 사세를 키워가며, 오랜 세월 꿈꿔왔던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사진: 차용범 제공).

작은 성취는 오직 사회 혜택… 보답할 줄 알아야

Q. 그 치열한 기업 생존경쟁 속에서, 취미는?

“취미가 있다면 일하는 것이다. 쉰다는 것 자체가 불편해서 하루도 쉼 없이 일해 왔다. 절약과 근면의 체질화다. 일하는 즐거움, 일하는 행복으로 이해해 달라.”

Q.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성실한 사회지도층으로서, 좌우명이 있다면?

“이 사회의 혜택을 받아 작은 성취를 이룬 만큼 그 받은 혜택에 보답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나 혼자 잘 나 기업적 성공을 이룰 수 있었겠나. 개인과 사회가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 그런 정신을 갖고 있다.”

Q. 건강은 어떻게 관리하나? 언제까지 현역 활동을 할 생각인가?

“큰 수술 두 번 받고 보니 역시 ‘인명은 재천’이더라. 건강을 관리한다기보다 무료함을 이기기 위해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 혼자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동백섬을 찾아 해운대로 이사했다. 아침 6~7시, 1시간씩 꾸준히 걷고 있다. 일 속에서 건강을 찾고 있다. 현역활동? 몇 년 뒤쯤 은퇴할 준비를 하고 있다.”

Q. 어떤 기업, 기업가로 평가 받고 싶은가?

“‘열심히 일해 사회에 족적을 남긴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싶다. 성공한 기업인은 누구나 남보다 많이 노력한 결과 일정한 단계에 도달했다. 그러나 그 성공을 혼자 누리다 의미 없이 죽기보다, 의미 있게 살다 간 흔적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 우리 재벌이든, 부산의 유수 기업인이든, 생각을 크게, 그래서 어떤 ‘흔적’을 남겼으면 좋지 않겠나?”

Q. 앞으로의 계획은?

“동원개발이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이기보다 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자 임무라고 생각한다. 개인재산을 교육문화사업에 많이 투자했던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와 철강왕 카네기 같은 인물에 비할 수는 없지만, 많은 기업인은 기업경영을 건실하게 하고 남으면 사회에 보답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나 역시 어떤 방법으로든, 언젠가 이룬 것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을 갖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기억할 수 있는 기념비적 시설을 만들어보고 싶다.”
장복만 회장은 학교가 완성되는 순간까지, 설계를 뜯어고치고 시공상황을 점검했다. 사진은 간 이식 수술 후 마스크를 낀 채 건립 현장 점검하는 장 회장(사진: 차용범 제공).
덧붙일 사실 하나. 장복만 회장의 역사의식에 바탕한 놀랄 만한 기록정신이 그것이다. 그는 <동원개발 30년사(1975-2005)>, <동원학당 66년사(1947-2013)>, <양산대학교 20년사(2011)> 등을 발간, ‘역사와의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동원개발 30년사>를 보면, ‘동원개발 30년의 역사’ 편에서 "마음의 안식처, 집", "성공의 밑거름, 성실", "원대한 꿈을 향해", "창업, 그 순수한 꿈"…, 주택철학에서 창업 전후사까지를 기록했다. 이어 부산의 대표적 그룹형 기업 구축-업계 최정상을 향한 새로운 준비-로얄듀크 브랜드 시대 개막 편에서 모기업의 성장과정과 오늘의 위상을 정리했다. ‘동원가족’ 편에선 건설업-부동산 개발-금융업-수산업-교육사업-사회사업 등을 소개했다. ‘자료’ 편엔, 전직 임원 및 간부 명단, 우수사원 명단, 경영지표, 사업실적, 주요 수상실적, 연표까지 기록했다. 미래는 과거를 토대로 한다는 역사의식, 역사에서 미래를 찾는 도전의식, 과거 임직원의 열과 성을 다한 희생정신에서 애사심을 고취하는 단결정신을 두루 읽을 수 있다. 과연 기록에 충실한 민족의 후예라 자부할 만하다. 그는 지금, <동원개발 40년사>를 준비 중이다. 현재 동원개발 본사 사옥은 동구 범일동 830 썬 오피스텔. 1991년 3월 사옥용으로 분양 받은 곳이다. 이제 23년째로 낡고 그룹 사옥으론 좁다. 신사옥을 마련할 계획은 없을까? “사옥 넓힐 돈 있으면 좋은 부지 구해 사업해야지.” 장 회장의 단언이다. 온후한 노신사의 풍모 속에, ‘경리통’ 경력을 반영하듯 깐깐하고 강단 있는 포스, 장복만 회장의 기업철학과 육영 열정은 그만큼 확고하다. 정말이지, 돈 한 푼 허투루 쓰지 않는 부산사회의 원로, 그는 지금의 사회기여만으로 우리 곁에 길이 남을 위인이다. ‘부산의 대표적 교육․문화․장학 사업가’란 빛나는 평판으로-.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김혜경 편①]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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