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며 취미도 같이...모임 주선하는 앱도 급부상
대학생 김호성(23, 부산시 사하구 하단동) 씨는 최근 자취를 시작하면서 밥을 챙겨 먹지 못할 때가 많다. 혼자 해먹는 게 익숙하지 않아 끼니를 건너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외로운 식탁에서 혼자 밥을 먹지 않는다. 그 이유는 소셜다이닝 앱 ‘얌모’를 통해서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만나 같이 밥을 먹기 때문이다. 김 씨는 “혼자서 외로웠는데, 모르는 사람과 밥을 먹는 게 낯설었지만 새롭고 외롭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 밥 먹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SNS나 웹 사이트를 통해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모여 식사하는 사교 밥상을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이라고 한다. 소셜 다이닝은 혼자 산다고 해서 시켜먹거나 인스턴트만 먹는 것이 아닌 “한 끼를 먹더라도 건강하게 먹자”는 취지에서 사람들이 모이면서 만들어진 새로운 식사문화다.
소셜 다이닝은 고대 아테네에서 술을 마시며 대화와 토론을 나누는 ‘심포지온(symposion, ‘함께 마시다’라는 뜻)'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것이 파티가 됐고,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SNS와 웹 사이트를 통해 퍼지고 있다.
소셜 다이닝은 남녀노소 누구나 앱, SNS, 웹사이트를 통해서 밥 한 끼를 제안하고 제안에 동의한 사람들이 모여 식사한다. 이들은 즉흥적으로 만나기보단 미리 날짜, 시간, 장소를 정해놓고 만난다. 약속을 정하고 만나는 만큼, 시간은 꼭 지켜야 하고, 웃는 얼굴로 상대와 마주하며, 지나친 음주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가지고 있다.
처음으로 국내에 등장한 소셜 다이닝 서비스는 웹사이트 ‘집밥’으로 최근에 더욱 활성화됐다. 집밥은 공통 관심사를 나누고 식사도 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모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은 원하는 시간, 장소, 주제, 인원수를 정해 게시물을 등록하고 직접 모임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다. 테마에 따라 모이는 모임이 있는가 하면, 인기 모임, 추천 모임, 지역 모임 등 손쉽게 원하는 모임을 찾을 수도 있다.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고 회비만 내면 모임에 동참할 수 있다. 집밥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자신이 갔던 모임에 대한 후기나 추천해주고 싶은 음식, 공연, 행사 등을 게시해 두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후 소셜 다이닝은 ‘오늘의 약속,’ ‘톡파티’ 등 다양한 웹 사이트들이 속송 등장하면서 모임 형태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직장인 김수영(30, 부산시 중구 영주동) 씨는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 소셜 다이닝 집밥으로 집 근처에서 하는 무료 모임에 참가했다. 호기심에 참가했지만,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모임이 재밌어졌고, 그는 지금 누구보다 열심히 부산 모임에 참여하는 우수 참가자가 됐다. 그는 “친밀감도 높아지고, 같이 먹으니 경제적이기도 하다”며 “소규모로 모이다 보니 더 따뜻하고 감정공유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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