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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앱, 탈법 불법적 상행위 온상이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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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앱, 탈법 불법적 상행위 온상이 되고있다
  • 취재기자 이슬기
  • 승인 2015.04.2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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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등 청소년 유해 상품, 성인 용품, 전문 의약품까지 함부로 나돌아
중고거래 앱은 개인들이 중고 상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사이버 장터다. 자신에게 필요 없게 된 물건을 앱에 올려 원매자가 나타나면, 대금을 온라인으로 받은 뒤 물건을 택배로 전달한다. 때로는 물물교환도 이뤄진다. 모든 거래는 사이버 공간에서 일 대 일로 진행되며, 구매자나 판매자가 상대방을 직접 만날 일도 없다. 이런 거래 당사자들의 익명성 때문에, 중고거래 앱이 최근 불법과 탈법적 상거래의 온상으로 악용되고 있다. 청소년에게 판매가 금지된 전자담배 등이 이 앱을 통해 은밀하게 판매되는가 하면, 불법적 성인용품이 함부로 노출되고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의 무단 거래까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중고거래 앱을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한지우(22) 씨는 얼마전 인기검색어에 ‘전자금연’이 올라와 있어 의아했다. "금연을 팔다니?"하는 생각으로 클릭해보니 전자담배였다. 특히 한 중고거래 앱 게시물 리스트엔 수없이 많은 전자 담배가 업로드되어 있었다. 한 씨는 “중고 앱은 개인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엄격한 성인 인증 절차를 거치치 않아도 물건을 팔고 살 수 있다”며 “청소년이 이 허점을 이용, 유해 상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 중고거래 앱에서 판매자들이 상품이름을 ‘전자담배’를 ‘전자금연’으로 바꾸어 팔고 있다 (사진 출처: 번개장터 앱)
온라인에서도 전자담배를 살 수 있지만, 성인인증을 위해 본인 휴대폰이나 아이핀 가입으로 성인인증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고 거래 앱은 성인인증 절차가 필요없다. 판매자에게 문의하고 계좌번호와 주소를 교환하는 것이 구매절차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실제 기자가 판매자에게 문의했을 때도 성인인증을 위한 절차 없이 바로 상품을 보내주겠다는 대답뿐이었다.
▲ 전자담배 판매자들이 구입하기 위해서는 성인인증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슬기).
부산 대연동에서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박연자(51) 씨는 “매장에 오는 손님들에게는 성인 확인을 무조건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앱에서 무분별하게 전자담배를 사고팔아 청소년들에게 전자담배가 노출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안주아(22, 부산시 북구) 씨는 “중고 거래 앱에서 성인용품이 거래되는 것도 봤다”며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앱인데도 불구하고 성인 용품이 올라오고, 또 상품이 올라온 뒤 삭제되기까지의 시간이 다소 걸려 청소년에게 유해한 상품이 노출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세진(22) 씨는 인터넷으로 화장품을 찾다가 한 방송에서 소개된 이후 유명해진 비타민A 연고를 발견했다. 중고거래 앱에 연고를 검색해보니 상품이 올라와 있었지만, 방송에서도 ‘처방이 필요한 연고’라고 방영됐기 때문에, 께름칙해서 구입하지 않았다. 이 씨는 “인터넷을 찾아보니 피부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이 있는 연고라고 나와 있었다”며 “사람들이 중고거래 앱으로 처방이 필요한 약을 함부로 구입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 처방이 필요한 비타민A 연고가 중고 거래 앱에서 팔리고 있다(출처: 번개장터 앱)
경성대 약학과 곽재한 교수는 “비타민A 성분은 여드름에 효과적이지만 부작용뿐만 아니라 독성이 있어, 여성의 임신이나 태아에 좋지 않아 함부로 쓸 수 있는 약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타민A는 전문의약제로 처방되어야 쓸 수가 있는데, 처방이 되지 않은 약을 쓰게 되면, 정확한 자신의 상태를 알지 못하고 개인의 판단 하에 구입하게 되기 때문에, 크게 약물의 오용과 남용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고거래 앱에서도 통신판매법 등에 의거해서 거래금지 품목을 안내하고 적발 시 계정 차단과 이용 제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그 외의 처벌은 이뤄지지 않아 사용자들의 불법적인 거래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생 이누리(21,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좋은 목적을 가지고 생긴 중고거래 앱이 불법거래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빨리 근절시킬 수 있는 방안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고 거래 앱 관계자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실시간으로 등록되는 상품의 경우, 빠르게 확인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사용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빠른 모니터링과 자동등록방지 프로그램을 개선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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