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최초로 1997년 외환위기를 다루고 375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긴 경제스릴러 영화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 유아인, 조우진 등 걸출한 배우들 이 나오는 이 영화는 IMF 외환위기 시절 당시 우리나라를 잘 그려냈다.
미국 월가에서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떠나라. 지금 당장”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메일이 투자자들에게 보내지면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이후 IMF 외환위기 상황을 여러 주인공들이 다룬다. 국가부도 사태를 막으려는 자와 국가부도 사태를 기회로 사용하려는 자, 국가부도 사태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자의 이야기를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국가부도 위기를 막으려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팀장과 돈 있는 자들을 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부도 사태를 악용하는 재정경제국 차관의 대립은 이 영화의 백미다.
결국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 시간이 흘러 2017년. 가계부채가 새로운 외환위기의 폭탄이 될 것이라는, ‘위기는 반복된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영화는 끝난다.
위기는 반복된다는 메시지는 나에게 긴 여운을 남겨줬다. 2019년의 한국은 경기 침 체 상황과 부동산 시장의 악화, 저출산 등의 문제로 ‘헬조선’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오히려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줄고, 소득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당장 제2의 국가부도 위기가 찾아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제2의 국가부도 위기가 찾아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바로 이 영화 안에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윤정학’이라는 인물은 국가부도 사태를 미리 예견하고 국가부도의 위기에 과감히 투자한다. 정부와 언론을 절대 믿지 않고 자기 자신을 믿는 윤정학처럼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믿고 어떤 위기에 봉착해도 기회로 바꾸는 지혜로움이 있어야 한다.
이 영화는 IMF 금융위기를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따라서 현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영화 속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팀장과 재정국 차관은 구제금융을 두고 대립한다. 그러나 매일경제의 2018년 12월 6일 자 기사에 의하면, 실제 IMF가 일어난 당시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은 갈등관계가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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