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살>의 악역인 염석진 시나리오를 받고 흔쾌히 수락했나?
" 영화에 참여 해야 할 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염석진 역이 초반에는 의욕 넘치는 독립 운동가에서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악인으로 바뀌어 그 모습을 팬들이 보면 실망할 것 같았다. 그래서 영화 개봉 후에 팬들이 ‘아쉽다’고 할까봐 팬들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 염석진 역을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는 소문이 있다.
" 어릴 때부터 몸무게의 기복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몸을 불리기도, 빼기도 힘든 스타일이다. 그런데 극 후반부 60대 염석진이 등장한다. 할아버지가 이두, 삼두 근육이 있으면 웃기지 않나. 그래서 닭 가슴 살 5조각, 아몬드 5알, 고추 2개 정도를 한 봉지에 담아 한 끼 식사로 만들어 먹으며 다이어트를 했다. 그렇게 해서 두 달간 15kg를 뺐다."
- 장 분위기는 어땠나. <암살>의 최동훈 감독은 멀티 캐스팅으로 유명한데 상대 배우와의 기 싸움은 없었나.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나는 반역자니까 나 빼고 한 팀으로 똘똘 뭉치더라. <암살>은 아니지만, 영화를 촬영하다 보면 혼자 더 잘하려고 튀려는 배우들이 있다. 그런 방식을 취하는 배우와는 함께 일하기 어렵다.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며 한 장면 한 장면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배우들은 영화가 끝나도 그 배역에 몰입해 빠져나오지 못해 힘들어한다고 들었다. 이정재는 어떤 스타일인가.
" 쉽게 ‘나’로 돌아오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번 영화 <암살>의 염석진 역은 촬영이 끝나도 한동안 공허했다. 촬영 전 염석진이라는 인물을 느끼고 이해하기 쉽지 않아 영화에 나오지 않는 대사와 상황들을 직접 만들고 상상했다. 준비과정이 길어서 촬영이 끝나도 쉽게 놓지 못했던 것 같다."
- 그렇다면 지금까지 작품 중에 제일 가슴이 뛰는 작품이 뭔가.
"영화 데뷔작인 <모래시계>인 것 같다. 당시 <모래시계>의 배창호 감독과 교류가 잦았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와 같은 인생 이야기를 많이 했다. <태양은 없다>작품도 좋다. 영화 대본 리딩을 했던 그 순간부터 배우 일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 <태양은 없다>에서 만난 이후 절친이 된 정우성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웃음) "오늘 아침에 함께 점심을 먹었다. 정우성과는 ‘깊은 친구 사이’이다. 그래서 같은 영화 출연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그러다 도저히 못 찾겠다 싶어서 직접 시나리오를 써보자는 생각으로 작가도 만나 아이디어 회의도 했다. 하지만 쉽지가 않았다. 2~3년 안에는 꼭 같이 작품을 만들고 싶다."
- 팬의 질문이다. 이정재만의 매력 세 가지는 뭔가.
" 세 가지나 말할 것이 없다. 꼽으라면 ‘젊게 사는 마인드’다. 젊은 사람들과 만나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에게서 젊은 생각을 배우고 그것을 흉내 내려고 한다."
- 마지막으로 인사 한마디.
" 매년 영화를 통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은 작은 바람이 있다. 쉽진 않겠지만 빨리 시나리오를 고르고 촬영 열심히 하겠다. 부산 국제 영화제 재미있게 즐기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