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사망, 13명 부상..."평소 이상행동으로 이웃과 갈등, 보호 관찰 받기도" / 신예진 기자
17일 새벽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흉기 난동을 벌인 사건 용의자 안모(42) 씨가 정신병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 씨는 정신병을 앓아 치료감호소에서 보호관찰을 받은 전력이 있고, 현재 경찰의 진술 조사에서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진주경찰서의 이날 오후 브리핑에 따르면, 안 씨는 과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돼 2010년 조현증(정신분열증)으로 공주치료감호소에서 보호 관찰을 받았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는 통원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프로파일러가 면담을 해 본 바로는 '관리가 되지 않은 중증으로 보인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며 “현재 자신의 범행에 대해 시인하고 있으나, 범행 동기에 대해 ‘자신의 음해하려는 세력에 대해서 방어하려 했다’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씨의 지인들 역시 한목소리로 “안 씨가 평소 조현병을 앓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던 조현병은 망상·환청·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정신질환이다.
그간 안 씨의 이웃 주민들은 이상행동을 하는 안 씨를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소한 시비 소란 등으로 판단해 안 씨의 정신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 씨는 지난 3월 소금과 간장을 섞은 물을 위층 현장에 뿌리고, 지난 1월에는 진주시 자활센터에서 시민 2명을 폭행해 입건된 바 있다.
다만 안 씨가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판정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프로파일러인 배상훈 전 경찰청 범죄심리 분석관은 이날 YTN에 출연해 " 진주아파트 피의자는 심신미약이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살해할 당시, 불을 지를 당시에 이 사람이 자기가 무슨 행동을 했는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건 심신미약하고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남지방경찰청은 안 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경찰관과 외부위원 등 7명으로 꾸려진 신상공개심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안 씨는 이날 오전 4시 35분쯤 진주시 진주대로 소재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불을 질렀다. 거실과 방바닥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인 신문지를 방 안으로 던져 방화했다. 이후 그는 2층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불을 피해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2개의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10대 2명 등 5명 사망, 중경상 6명, 연기흡입 7명 등 총 18명을 사상케 했다. 안 씨는 이날 4시 50분경 경찰이 테이저건과 공포탄, 실탄 등을 발사한 후 제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