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 간의 갈등이 가라앉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28일 경기 중 몸에 맞는 공이 발단이 된 이번 사건은 KBO의 징계 가능성까지 거론된 상태다. 당시 막말로 논란에 불을 지핀 김 감독이 29일 사과의 뜻을 내비쳤지만 뜨거운 감자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KBO는 “28일 발생한 양 팀 감독의 언쟁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진상을 파악하는 중이다.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에서 벌어졌다. 두산이 9-2로 앞서는 8회 말 2사 1, 2루에서 롯데 구승민 투수가 던진 공에 두산 정수빈이 맞은 것.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된 정수빈은 갈비뼈가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두산 김 감독은 홈플레이트 근처로 다가가 공필성 롯데 수석코치와 투수 구승민에게 화난 듯 말을 던졌다. 그러자 잠시후 롯데 양 감독이 김 감독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양 감독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 상황도 나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이 상태팀 선수인 구승민에게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롯데는 김 감독이 구승민에게 “투수 같지도 않은 XX가 공을 던지고 있다”고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두산은 선수가 아닌 친한 사이인 공 수석코치에게 욕설을 했고, 선수에게는 "이거 지금 뭐하는 거냐’"는 정도의 말을 했다고 반박했다. 김 감독의 이같은 대응은 TV화면으로도 잡혔다.
KBO 야구 규칙 6조 4항 ‘경기 중 금지사항’에 따르면, 감독·선수·후보선수·코치·트레이너·배트보이는 경기장 안의 어떤 장소에서도 상대팀의 선수, 심판원 또는 관중을 향해 폭언하면 안 된다.
경기 직후 온라인 역시 들끓었다. 특히 김 감독의 ‘내가 하면 로맨스’의 마인드를 지적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두산은 2018년 사구를 가장 많이 던진 팀이다. KBO 기록실에 따르면, 109개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김 감독은 그간 두산 투수들이 상대 선수에게 사구를 던져 상대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이 중요하지 남의 팀 걱정해서 뭐하겠나”,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한편 김 감독은 29일 일부 언론을 통해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재차 선수가 아닌 친분이 있던 공 코치에게 거친 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양 감독은 김 감독의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