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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 해도 이웃돕기" ...일석이조 이색 기부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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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 해도 이웃돕기" ...일석이조 이색 기부 성행
  • 취재기자 조정원
  • 승인 2015.11.0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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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입양 게임 '파피홈' 등 각종 앱 출현..."걷기만 해도," "광고만 봐도" 기부
대학생 김근예(22, 부산 수영구 민락동) 씨는 최근 알게 된 기부 게임을 즐긴다. 김 씨는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추천 글을 통해 기부 게임을 다운받았다. 김 씨가 하는 ‘파피홈: 우당탕탕 보호소’게임은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하며 유기동물들을 구출하고 보살펴 다른 주인에게 입양 보내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임 안에서 유기견을 잘 돌봐 포인트가 쌓이면 게임 사료를 살 수 있고, 그 게임 사료의 포인트는 실제 유기견 보호단체에 사료로 기부된다. 김 씨는 “이번 달 나의 기부금이 화면 상단에 보이는데, 그걸 보면 유기견을 돕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인선(22, 부산 수영과 광안동) 씨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기부 팔찌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기부 팔찌는 2,000원으로 저렴한 가격에 디자인이 예쁘고 색도 다양해 마음에 들었다. 김 씨는 좋은 정보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 친구들과 다함께 기부 팔찌를 공동으로 구매했다. 김 씨는 “예쁜 팔찌를 샀는데, 아프리카 아이들이나 위안부 할머니를 도울 수 있어서 뿌듯하다”며 “기부 팔찌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포인트로 사료를 사면 동물보호단체를 통해 유기견 보호센터로 사료를 보내주는 기부게임 ‘파피홈’의 게임 화면.(출처: 김근예 제공)
최근 이들처럼 직접적으로 후원단체에 직접 돈을 기부하기보다 손쉽게 물건을 구매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기부를 생활화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게임을 하면서 기부하는 방식부터, 걷기만 해도 기부할 수 있는 방식까지, 기부 방식이 다양하게 생겨나면서, 사람들의 기부 생활에 활력이 더해지고 있다. 게임도 즐기면서 기부할 수 있는 말 그대로 ‘꿩 먹고 알도 먹는’ 게임 형태의 기부가 그 첫 번째 주자다. 앞서 김 씨가 하고 있는 ‘파피홈: 우당탕탕 보호소’ 게임은 유기견이 입양되는 과정을 게임 시뮬레이션에 담았다. 포인트를 모아 사료를 사면 직접 유기견 보호센터의 사료로 전달되는 기부 형식이다. 실제로 게임의 유저들이 기부한 사료를 받은 한 유기견 보호소에선 유기 동물들이 다 먹고도 남는 1톤의 사료가 모였다. 게임을 개발한 김해일 대표는 올해 4월 ‘헝그리 앱 뉴스센터’와의 인터뷰에서 “유기동물들의 사료도 많이 모일 뿐 아니라 제휴하고 있는 보호소 카페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그 곳의 유기동물이 자주 입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렇게 도움 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니 많은 유저들이 참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부게임으로는 ‘트리 플래닛’이 있다. ‘트리 플래닛’은 게임에서 마을을 지키거나 나무를 다 키우면 회사에서 직접 나무를 심어주는 나무 기부 게임이다. 이 게임은 시즌 1, 2, 3까지 있고 ‘숲 조성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 ‘트리 플래닛’이 개발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참여하는 기업들이 내는 후원금으로 숲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홍보하고 있다. 쇼핑하면서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사회복지 단체 ‘굿네이버스’에서 운영하는 ‘Give Store’에서는 소비자들이 구매한 물건 가격의 100%가 국내 복지사업과 해외 개발사업에 쓰이고 있다. ‘Give Store’라고 쓰지만 읽을 때는 ‘기부 스토어’라고 읽는다. 이곳에서 파는 물품은 다양한 이미지로 디자인된 에코백과 텀블러, 팔찌 등과 같은 상품과, 기업에서 기부한 상품 등을 팔고 있다. 기부 스토어에서 텀블러를 구입한 직장인 이모 씨는 후기 게시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씨는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또 뜻 깊은 프로젝트에도 함께 할 수 있어 기분 좋다”는 후기를 남겼다.
▲ (좌)굿네이버스에서 운영하는 기부쇼핑몰 ‘기부스토어’ 메인화면,(우)기부스토어에서 파는 물품들 (출처: 취재기자 조정원)
설문조사를 하면서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오베이’라는 앱은 메인화면에 설문내용이 뜨면 간단하게 설문조사에 참여하여 포인트를 쌓아가는 형식이다. 그 포인트가 쌓이면 사용자는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 그 물건은 커피, 아이스크림 등의 기프티콘 형식인데, 그 안에는 기부할 수 있는 기프티콘도 있다. 최근 대학생 노경민(22, 부산 동래구 사직동) 씨는 설문조사에 참여해 모은 돈으로 기부했다. 노 씨는 “항상 커피만 사먹다가 3,000원 정도를 쓰면 ‘월드비전’에 도시락을 제공할 수 있는 기프티콘이 눈에 들어와 기부하게 됐다”며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기부할 수 있다는 게 손쉽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오베이’ 어플리케이션 안에는 기부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있다.(출처: 노경민 제공)
광고만 봐도 기부할 수 있는 앱도 있다. 대표적으로 ‘캐시슬라이드’와 ‘애플트리’가 있다. 캐시슬라이드는 모바일 잠금 화면에 게시된 광고를 보면 포인트가 쌓이는 형식이다. ‘기부하기’ 탭을 누르면 캐시슬라이드와 연계돼 있는 후원단체들이 뜨는데 클릭 한 번만으로 기부할 수 있다. ‘애플트리’ 역시 유저들이 메인화면에 뜨는 광고를 보면 쌓이는 포인트로 기부할 수 있다. 실제 ‘캐시슬라이드’와 ‘애플트리’를 통해 기부받고 있는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이지혜 씨는 “앱을 통한 기부에 참여하는 이는 눈에 띄게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고 그 때 그 때 다른데, 그 앱을 사용하는 이들은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좌)애플트리의 화면에 광고가 게시되어있다. 광고를 보면 할 당 양만큼 포인트가 쌓인다.(우)캐시슬라이드의 기부탭 화면. 포인트가 쌓이면 클릭해 기부 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걷기만 해도 기부가 되는 앱도 있다. 바로 ‘Big walk’와 ‘소셜워크앱’이다. ‘Big walk’는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LTE 혹은 3G 상태로 만들고, GPS 기능을 켠 다음, 앱의 ‘시작’ 버튼을 누른 뒤, 걷기만 하면 포인트가 쌓인다. 포인트는 10m 당 1눈(가상 포인트로 실제로는 1원)이 적립된다. 포인트만큼 환산된 기부금은 절단장애아동을 위한 의족 마련, 소방관들을 위한 소방장갑 마련, 아프리카를 위한 식수 지원 등으로 전달된다. ‘소셜워크앱’도 역시 걷기만 하면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앱을 켜고 걸으면 100m당 5원씩 ‘레드하트’라는 포인트가 쌓이는데, 이 포인트는 기부전용 포인트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전액 기부되고 연말 기부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담당자 이지혜 씨는 이런 이색적인 기부가 많아지는 것에 대해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라고 반겼다. 이 씨는 이런 기부 앱을 통한 기부가 활성화되기 위한 방안으로 ‘재미’요소를 강조했다. 이 씨는 “사회 전반으로 기부문화가 거창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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