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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 아름답다 했더니, 이 분들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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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 아름답다 했더니, 이 분들이 있었네"
  • 취재기자 조민영
  • 승인 2015.11.01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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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여성봉사단체 가인회, 사랑과 봉사로 동네를 빛낸다
부산시 수영구 수영동 주민자치센터에 가면 한창 예쁜 손 글씨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까만 유성 매직을 들고 공책에 손 글씨를 연습하다 보면 손에 잉크가 물들어져 가는 것도 잊은 채 한 권의 공책이 빼곡한 글씨로 채워져 간다. 이곳에서 10명의 평범한 중년여성들이 모여 시장상인들의 메뉴판과 간판글씨를 써주는 봉사활동을 위해 손 글씨를 배우고 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주부 봉사단체 수영동 가인회(伊人會) 회원들이다. 지난 2008년 9월, 부산시 수영구는 아름다운 여성들의 모임이라는 뜻의 ‘가인회’라는 단체를 창립했다. 이 단체는 애향심과 봉사 정신이 투철한 120여 명의 여성을 뽑아 자신이 사는 동의 가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게 한다. 동에서 필요한 일손이 되어주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이 단체가 만들어진 이유다. 그중 수영동 가인회는 7년 동안 꾸준히 다문화 교육, 우리 마을축제 도우미, 복지시설 방문, 수영구 알리기 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 광안리 어방축제에서 주막을 열어 축제 도움을 주고 있는 수영동 가인회 모습(사진: 가인회 제공).
수영동 가인회 회원들은 대부분 전업주부이고 몇몇은 자영업을 하고 있다. 대부분 처음엔 “봉사활동 한 번 해보지 않을래?”라는 주변 사람들의 추천과 권유로 들어오게 됐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봉사활동이 좋아 활발히 봉사를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이 됐다.
▲ 경남 진주에서 부산 광안리 어방축제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 가인회 제공).
가인회의 장점은 애향심이다. 자신이 사는 동네를 사랑하는 것은 물론, 이 동네를 알리기 위해 힘쓴다. 이들은 지금까지 경남의 전주, 진주, 통영, 거제도 등 각 지역을 돌면서 수영구를 홍보하고 수영구에서 열리는 축제를 다른 지역주민들에게 알렸다. 또한, 동네의 불우한 이웃들이나 노인들을 보살피는 등 멀리서 하는 봉사가 아닌,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의 동네와 가까운 곳에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살림에 치이고 일에 지칠 테지만, 남을 돕고 필요한 일손이 되어주는 데서 비롯한 뿌듯함과 만족감이 그들의 삶을 더 보람 있게 만들어 주었다. 20년 넘게 살림만 해왔다는 가인회 회원 김용숙(44, 부산시 수영구 광안동) 씨는 “항상 하는 거라곤 집안일밖에 없어 내 삶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가인회 활동으로 많은 사람을 접하고 그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서 즐겁다”라고 말했다. 10명의 가인회 회원을 이끄는 회장 전민경(50, 부산시 수영구 수영동) 씨는 가인회 말고도 독서회, 새마을문고 활동, 그리고 어린이 공부방도 운영하고 있다. 많은 활동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 같은 그녀는 이 모든 활동을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었다. 그녀는 “가인회 회장으로서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한다”며 “회원들을 이끌어 계속해서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해나갈 거다”라고 말했다. 그들이 좋아하고, 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봉사지만, 난처하거나 힘들었을 때도 있었다. 회원 최정심(46, 부산시 수영구 수영동) 씨는 국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집을 청소해줬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 집이 너무 낙후되고 집안은 언제 청소를 했는지도 모를 만큼 난장판이었다. 그녀는 “어떻게 치워야 하나 막막했는데 다 치우고 나니 정말 그때만큼 뿌듯했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회원 이영준(42, 부산시 수영구 수영동) 씨는 수영 사적공원에서 노인들을 위해 도시락을 나눠 줬을 때 도시락이 부족해서 난처했던 경험이 있다. 그녀는 “나는 왜 안 주느냐고 화를 내시던 노인분들에게 죄송했다”고 말했다.
▲ 불우이웃 성금을 모으기 위해 양말을 이용해 인형을 만들고 있는 모습(사진: 취재기자 조민영).
▲ 수영에 사는 다문화 가족들을 위해 한글공부, 우리나라 문화 알리기, 상담 등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가인회 제공).
자신이 사는 동네의 불우한 사람들이나 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는 가인회 회원들, 그들에게서 밝은 미소와 함께 봉사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회원 김용숙(44, 부산시 수영구 광안동) 씨는 “남을 위해 봉사한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도 참 원동력을 주는 봉사다”라며 “사람들에게 친절과 봉사를 베풀며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원 임소영(50, 부산시 수영구 망미동) 씨는 “봉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수영에 사는 동안엔 계속 가인회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10명의 가인회 회원들은 새로운 봉사활동을 찾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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