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픈 마켓이 아닌 개인 블로그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구매 형태인 ‘블로그 마켓’이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문제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모(23) 씨는 지난 9월 블로그 마켓에서 옷을 주문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상품을 받지 못해 환불을 요청했지만 판매자로부터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 씨는 “환불요청을 위해 글을 남겼더니, 내 글은 확인만 하고 답이 없었다. 그래서 대신 친구를 통해 연락했더니 입금해준다는 말만 하고 내 연락은 다시 무시했다”고 말했다. 그 뒤 돌려받을 돈 중 일부만 입금되었고 판매자는 모든 연락을 차단했다고 이 씨는 털어놨다. 처음 블로그 마켓은 단체로 대량구매를 통해 가격 할인을 받음으로써 기존 가격보다 싸게 구입하기 위한 ‘공동구매’ 목적으로 시작됐다. 이처럼 공동구매를 통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블로그 마켓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또 블로그 마켓은 많은 운영비용이 들고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일반 쇼핑몰이나 오픈 마켓과 달리 별도의 판매 사이트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운영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의 접근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블로그 마켓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지만 문제점도 많이 나오고 있다. 대학생 이항아(23, 부산 사상구 학장동) 씨는 “초반에는 가격이 저렴해 자주 블로그 마켓을 이용했지만, (그 블로그가) 유명세를 타면서 가격이 비싸졌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지혜(26, 울산시 중구 성안동) 씨도 블로그 마켓이 더 쌀 것이라고 생각해 물건을 구입했지만, 구입 후 일반 쇼핑몰에서 1만 원이나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봤다. 이 씨는 “판매 글에 더 싼 가격의 쇼핑몰 주소를 적어 댓글을 달았더니 댓글이 이내 삭제됐고, 판매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블로그 마켓에서 환불이나 교환, 반품이 안 되고, 가격을 비롯한 상품에 관한 모든 문의는 ‘비밀댓글’로만 가능하도록 해 ‘댓글 늘리기를 통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 아니냐,’ ‘제대로 된 수입이 측정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배송 지연이 다반사이며 많은 판매자들이 사업자 등록을 받지 않은 채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현금 또는 계좌이체로만 거래가 가능해 탈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학생 김도연(22, 경남 진주시 가좌동) 씨는 블로그에서 주문한 상품에 하자를 발견하고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교환만 가능하다는 판매자의 말에 2주일 넘게 기다렸지만 끝내 배송이 되지 않았고, 판매자는 입고지연이라는 말만 늘어놓았다. 결국 김 씨는 물건을 빨리 받기 위해 1차 주문기간에 주문했지만 한 달 지난 뒤에야 가까스로 상품을 받았다. 김 씨는 “판매자의 잘못인데, 3, 4차 주문기간에 주문한 사람들보다 늦게 배송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재고가 있었음에도 배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주모(22, 광주시 광산구 광산동) 씨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주 씨는 배송 받은 상품이 크기가 맞지 않아 환불을 요청했지만 사이즈 오류로 인한 환불은 불가하다며 판매자가 환불을 거절했다. 주 씨는 이 판매자가 사업자 등록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신고하겠다고 하여 겨우 환불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블로그 판매로 인한 피해자가 매년 늘고 있지만 분쟁을 조정하는 제도는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블로그에 사업자 정보가 등록되지 않았다면 이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보도 자료를 통해 “‘주요 포털사 카페, 블로그의 상업적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상업적 활동을 모니터링 하고, 가이드라인 이행여부를 점검하여 법위반행위를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