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롱(Sing-Along) 상영관’이란 게 있다. 한마디로 ‘노래 부를 수 있는 영화관’이다. 사소한 소리에도 서로 예민한 눈짓을 주고받는 조용한 영화관에서 노래를 부른다니, 상상만으로도 신기하다. 싱어롱 상영관은 유명 밴드 퀸의 일생을 다룬 영화<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관객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영화를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들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즐기는 관람 방식은 젊은 세대들의 오감을 충족시켰다. 이에 힘입어 이 영화는 누적 관객 수 993만 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수동적인 자극보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현실 같은 감각에 끌리는 밀레니얼 Z세대를 사회는 ‘실감 세대’라고 부른다.
실감 세대는 자극에 적극적이다. 그래서 이들은 수동적인 자극에 멈추지 않고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실감’ 나는 경험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 소비를 통해 실감 세대는 스스로 지금 이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실감 세대가 주 소비층에서 자리를 넓혀가면서 이들을 저격하는 마케팅 트렌드가 대거 등장했다. 인기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요리를 따라한 일명 ‘만화요리’를 만든 유튜브 채널 딩고푸드부터 VR 안경을 끼고 더욱 실감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VR 카페까지 다양한 마케팅들은 실감 세대에게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실감 세대를 저격한 마케팅 트렌드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사위크에 따르면, 미국 의류 브랜드 ‘울리치’는 스토어 한 켠에 혹한의 상황을 재현한 부스를 설치해서 자사의 패딩이 주는 기능과 따뜻함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세계적인 침대 브랜드 ‘시몬스’는 시몬스 플래그십 스토어인 ‘시몬스 테라스’를 통해 다양한 체험을 제안했다. 침대의 역사를 담은 전시관, 매트리스 소재 체험, 수면 체험실 등의 체험요소를 제공해 실제로 느껴보고 침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실감 세대를 저격한 오감 만족에 중점을 두는 마케팅 트렌드는 점점 사회에서 영역을 넓혀간다. 그러나 계속 경험을 중시하는 일회성 마케팅이 증가한다면, ‘작은 사치’는 스스로의 소비 습관에 메꿀 수 없는 큰 구멍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즐거움을 쫓는 소비도 좋지만,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고민하는 소비습관을 가꾼다면 후에 더 즐거운 소비,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