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의원 문제제기 vs "직원 구분 쉬워" 반박도
한복의 깃 응용, 궁궐 담 모양 본떠 근무복 제작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최근 공개한 궁궐·조선왕릉 직원들의 새 근무복 디자인이 인민복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에서는 “아무도 디자인 과정에서 태클을 안 걸었던 걸까. 인민군 스타일이다”, “차라리 개량한복으로 하지 그랬냐”, “북한 금수산태양궁전이나 중국 자금성 지키는 직원들인 줄 알았다” 등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반편 “관람객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 직원들까지 한복을 입고 있으면 누가 관람객이고 누가 직원인지 티가 안 난다”며 바뀐 근무복이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새 근무복과 북한 인민복을 비교하는 사진을 제시하며 정재숙 문화재청에게 “눈으로 직접 보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이런 걸 디자인한다고 국민 예산을 쓴다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냐. 많은 국민이 의혹을 제기하고, 의심하고 있다. 시정 안 하면 계속해서 문제제기 할 거다”라며 근무복 디자인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정 청장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 18일 궁궐과 조선왕릉 직원들이 입을 새 근무복을 공개했다. 공개된 근무복은 총 28종이다.
당시 문화재청은 한복의 부드러운 깃을 응용해 목선을 단아하게 표현하고, 궁궐 담 모양을 본떠 주머니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매표원이나 안전관리 직종 등은 한복을 입고 근무하기엔 활동성이 떨어져서 직종 특성에 맞게 기능성과 실용성을 따져 디자인했다”며 “근무복 옷깃을 한복 옷깃에 모티브를 둔다거나, 주머니를 지퍼 방식이 아닌 궁궐 담 디자인을 적용하는 식으로 전통적인 요소를 빠뜨리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근무복을 착용할 직원들의 의사도 반영된 만큼 당장의 디자인 수정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만약 의견 수렴 과정을 안 거치고 결과물이 나왔다면 저희도 디자인 수정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도 “근무복 디자인이 낯설다는 의견이 있어서 해당 의견을 반영하려고 했고, 직원 설문조사 외 대국민 조사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최종 디자인이 나와 현재로서는 수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해설사 복장은 향후에 개선할 필요가 있어서, 해설사 복장에 한복의 전통적 요소를 더 가미할 계획은 있다”고 덧붙였다.
궁능유적본부는 동절기, 하절기 근무복을 순차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