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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폭언·성희롱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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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폭언·성희롱에 시달린다
  • 취재기자 이민재
  • 승인 2019.11.02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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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교육 없고 범죄 대처도 소홀... 알바생 ‘불안’

아르바이트하면서 손님에게 폭언, 성희롱 등을 듣는 것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익숙한 일이다. 그 중, 좁거나 1인 운영인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더 심하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성 강 씨(23)는 손님들한테 무례한 폭언, 성희롱 등을 많이 듣는다.

아르바이트 여성 강 씨가 편의점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민재).
아르바이트 여성 강 씨가 편의점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민재).

편의점과 같은 좁고 1인 아르바이트생으로 운영되는 가게들을 살펴보면 다른 곳보다 손님의 폭언에 취약하다. 알바노조가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402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2017)를 보면, 폭언·폭행을 경험한 아르바이트생은 전체의 54.5%에 달했다. 근무 형태별로는(복수 응답 허용) 야간 근무자가 62.6%고, 주간 근무자가 49.8%이다.

역시나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성희롱 피해도 66%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전국 아르바이트 청년 6,722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31%가 근무 중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씨는 편의점에서 1년 동안 일하고 있다. 일할수록 사람 대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1년 사이 폭언과 성희롱이 강 씨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강 씨는 “편의점 일을 하면서 사람이 너무 싫어진다”라고 말했다.

대부분 중장년층이 막말과 성희롱이 심하단 것을 강 씨는 느꼈다. 강 씨는 봉투 값도 달라고 하기가 조심스럽단다. 막말을 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다. 강 씨가 봉투 값을 달라고 했을 때, 강 씨는 돌멩이로 머리를 찍을 거라는 손님의 폭언을 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봉투 값 내는 게 싫어서 동전을 던지고, 삿대질에 욕은 기본이다. 안 그래도 어두운 동네에 있는 편의점이라 강 씨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불안하다.

강 씨는 폭언뿐만 아니라 성희롱에도 항상 노출돼있다. 키가 작은 편인 강 씨는 중장년층의 남자들한테 ‘키가 아담해서 좋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노골적인 말을 들을 때마다 강 씨는 화나고 무섭다.

손님 중 계속 강 씨의 신상 정보를 묻고, 전화번호를 달라하거나, 드라이브 가자는 둥의 소리를 한다. 강 씨는 일할 때 편한 레깅스를 종종 입는데 노골적으로 다리를 훑는 시선도 많다고 한다.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까지 강 씨를 불쾌하게 한다. 강 씨가 물건을 건넬 때, 일부러 손을 스치거나 잡는 행동을 한다. 심하게는 엉덩이를 툭 친다고도 한다. 강 씨는 “불쾌한 기색을 내면 오히려 더 큰소리를 내면서 화내는 경우가 다반사다”라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 씨(23)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 씨는 중장년층에게 듣는 ‘딸 같아서’라는 말이 제일 싫다. 딸 같단 이유로 선을 넘기 때문이다. 손님은 이 씨에게 딸 같단 이유로 볼을 꼬집고, 손을 잡았다. 또 이 씨에게 오빠라고 부를 것을 강요하거나 전화번호를 달라고 떼 쓰는 손님도 있다.

이 씨가 제일 불만인 건 손님이 이러는데도 편의점 점주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씨가 성희롱 등 불편한 점을 얘기해도 손님이 줄어들까 봐 점주는 넘어가라고 한다. 편의점 점주는 이 씨에게 ‘손님이 줄어들면 안 되니까 참아라’라고 한다.

이 씨는 분명한 범죄에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당황스럽다. 편의점을 그만두면 생활비가 막막한 이 씨는 그만두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 씨는 “사장이 나서서 더 해결해야 할 문제 아닌가”라며 “손님도 문제가 있지만, 가만히 있는 점주는 더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안전 및 범죄 대처 교육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노조가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4%가 안전·범죄 대처 교육과 관련해 "어떤 교육이나 지침도 받은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16.7%만이 "문서 등으로 지침을 받았다"고 답했다. "본사에서 정기적인 교육과 점검을 한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일부 편의점은 전화기를 들면 바로 경찰이 올 수 있는 시스템이나 경찰순찰 등을 마련하긴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이 그것만 믿기엔 너무 위험하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폭언이나 성희롱 등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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