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모(25) 씨는 웹서핑을 하던 중 외국에서 유행하는 피우는 비타민이 국내에서도 팔리고 있다는 글을 보게 됐다. 김 씨는 호기심에 인터넷으로 민트향으로 피우는 비타민을 주문했다. 김 씨는 “민트향이 나면서 맛도 괜찮고, 신기하고 너무 재밌어서 계속 해봤다”며 “다 피면 다른 향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자담배처럼 피우는 형태로 출시된 비타민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피우는 비타민 제품은 비타민을 수증기 형태로 직접 흡입하는 방식으로, 스틱 케이스에 니코틴을 대신해 비타민을 담고 있는 형태로 제작됐다. 피는 방식과 내뱉을 때 연기가 나오는 것이 담배와 흡사하면서 제품 자체에 니코틴, 타르 등 중독 물질을 함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피우는 비타민제는 현재 일반 약국이나 인터넷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약국에서 구매할 때는 1만 원이 조금 넘고, 인터넷에서 구매할 때는 1만 원 이하의 좀 더 저렴한 가격을 주고 구매가 가능하다.
직장인 최준현(29, 울산시 남구 달동) 씨는 담배를 끊기 위해 전자담배를 찾아보다가 피우는 비타민에 대해 알게 됐다. 최 씨는 “중독 물질도 함유하고 있지 않는데다가 향도 다양하게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강주현(23,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씨는 남자 친구와 기념일을 앞두고 선물을 고민하던 중 피우는 비타민을 생각해냈다. 강 씨는 “남자 친구가 담배를 너무 많이 펴서 줄여주고 싶었는데, 친구 추천으로 피우는 비타민을 선물했다. 남자 친구는 피워 보니까 전자담배 같아서 나쁘지 않고 향도 괜찮다고 좋아했다”고 만족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피우는 비타민제가 흡연을 조장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직장인 박채리(27, 울산시 북구) 씨는 호기심에 피우는 비타민을 구매했다. 박 씨는 피우는 비타민이 신기하긴 했지만 연기를 빨아들이는 행동 자체도 중독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박 씨는 “청소년이나 비흡연자들이 접하게 되면 담배를 폈을 때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해서 흡연을 쉽게 생각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생 이우환(16, 울산시 남구 무거동) 군은 학원 친구들이 피우는 비타민제를 돌려 피는 것을 목격했다. 이 군은 “비타민이라서 친구 부모님도 딱히 혼내지 않으셨다고 했지만 저러다가 담배에도 손을 대게 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우는 비타민제는 의약법상 보건당국 허가가 없어도 되는 ‘잡화’로 분류돼 판매 대상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니코틴이 함유된 담배나 전자담배를 미성년자에게 판매할 경우, 청소년보호법에 저촉되지만, 피우는 비타민제는 ‘흡연습관 개선 보조제’란 이름으로 팔려 관련 법망에서 벗어나 있다. 이 때문에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대학가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전모(49, 부산시 남구) 씨는 “담배도 아니고 비타민이기 때문에 교복을 입지 않은 이상 굳이 신분증까지 확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2월 16일자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공주대학교 신호상 교수는 “식약처에서 관리하는 전자 담배도 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품들의 안전성 또한 보장되지 않는다”며 “어린아이와 청소년들은 (피우는 비타민제를 사용해) 담배를 피는 흉내를 내면서 실제 흡연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흡연율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사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