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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아랍어 응시자는 급증해도 가르치는 학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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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아랍어 응시자는 급증해도 가르치는 학교가 없다
  • 취재기자 박준우
  • 승인 2016.09.12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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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어 제치고 제2외국어 압도적 1위... "사교육에 떠넘겨서야" 불만 / 박준우 기자
수능을 앞두고 한 학생이 아랍어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준우).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제2외국어 과목에서 아랍어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아랍어를 가르치는 학교는 몇 군데 없어 결과적으로 사교육을 조장하지 않느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7학년도 수능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60만 5,988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2017학년도 수학능력평가 제 2외국어/한문 영역 지원 현황 (자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보고서, 시빅뉴스 제작).
눈에 띄는 대목은 제2외국어·한문 영역 지원자가 전년도 대비 4.0% 늘어 총 9만 4,359명을 기록한 것. 이 중 69%인 6만 5,153명은 ‘아랍어Ⅰ’을 선택했다. 뒤를 이어 일본어가 8.3%로 7,875명이 지원했으며, 중국어와 베트남어가 각각 5.5%로 5,200명, 5,193명이 지원했다. 이처럼 아랍어 응시자가 많은 것은 중국어·일본어에 비해 아랍어의 출제 난도가 낮고 실력자도 많지 않아 높은 등급을 받는데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문제는 아랍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것. 제2 외국어 지원자 10명 중 7명꼴로 아랍어 영역을 지원한 셈이지만, 정작 아랍어를 가르치는 학교는 전국에 몇 군데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아랍어를 가르치는 학교는 전국에서 외국어 고등학교 2~3곳, 일반계 고등학교 3~4곳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화 시대에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제2외국어 교육의 본래 취지와 다르게 그저 수능 고득점을 위한 과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학생들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올해 수능을 앞두고 있는 김태은(19, 부산시 해운대구 재송동) 군은 "아랍어 수업이 제2외국어 중 응시율이 가장 높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정작 학교에서 배울 수 없다면 결국 사교육으로 배우라는 말 아니냐"고 말했다. 강대우(19, 울산시 중구 다운동) 군 역시 “중국어와 일본어는 현지에서 살다 온 친구들이 많아 웬만해선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다”며 “주위에서 사교육으로 아랍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있다고 들었지만, 지금도 학원비가 부모님께 부담이 되는 형편에 추가로 아랍어 사교육을 받기는 어렵다 ”고 한숨을 쉬었다.  대입 전문 사설기관인 진학사의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경향신문과의 9월 11일 자 인터뷰에서 “베트남어는 난도가 높아진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학생들이 응시를 기피하고 있다. 그만큼 아랍어 쏠림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아랍어 수능 응시자가 늘어나는데도 교육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의 제2외국어 영역은 본인이 고르는 선택 교과”라며 "해당 수업이 학교에 없는 것은 직업탐구 영역 지원자들도 비슷한 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능시험에서 많은 학생이 아랍어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일선 학교가 아랍어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학생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것을 교육부가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아랍어의 출제 난도를 다른 외국어와 비슷하게 맞춰 대입 고득점을 위한 일회용 교과목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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